왼쪽부터 권현우, 이현선, 여승수, 천영창, 최용익씨. LG복지재단.
왼쪽부터 권현우, 이현선, 여승수, 천영창, 최용익씨. LG복지재단.
LG복지재단은 은행 주차장과 도로 한가운데서 후진하는 차에 깔려 큰 부상을 당할 위기에 처한 운전자를 구한 권현우(28), 이현선(38)씨와 물에 빠진 차량에 뛰어들어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한 여승수(37), 천영창(42), 최용익(30)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경기도 수원의 한 은행에 근무하는 권현우씨는 지난 4월23일 오전 9시쯤 고객 주차장에서 브레이크가 풀려 후진하던 차량에 밀려 10m가량 뒷걸음치다 바닥에 넘어진 한 차주를 목격하고 달려가 그를 차량 옆으로 밀쳐냈다. 권씨는 이 과정에서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바퀴에 손이 끼어 손목 신경이 끊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권씨는 "은행을 방문한 고객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선씨는 지난 3월21일 오후 1시쯤 경기도 남양주 퇴계원 한 도로에서 신호위반 차량과 충돌한 뒤 후진하던 차량의 운전자가 밖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차량 밑 바퀴 사이에 깔릴 위기에 처한 상황을 목격한 이 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바로 차에서 내려 교차로를 가로질러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 차에 올라탔다. 이어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겨 차를 멈춰 세웠고, 그 사이 운전자는 옆으로 빠져 나와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 이씨는 "일단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마음으로 생전 처음 그렇게 전력질주를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승수, 천영창, 최용익 씨는 지난 5월9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안산 시화호 옆 도로에서 물에 서서히 잠겨가던 차량을 보고 함께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차 안에는 운전자가 갇혀 있었다. 이들은 구조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차량 위 썬루프 등을 온 힘을 다해 붙잡아 차가 가라앉는 것을 지체시켰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52명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