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독일 대표팀 부활시켜…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금자탑
러시아월드컵선 한국에 '카잔의 기적' 헌납…유로 8강 탈락 끝으로 퇴장
'굿바이 뢰프!' 15년 장기집권한 전차군단장의 씁쓸한 마무리
무려 15년간 '전차군단' 독일 축구대표팀을 이끈 요아힘 뢰프(61) 감독이 결국 우승의 영광을 되살리지 못하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뢰프 감독은 독일이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8강전에서 잉글랜드에 0-2로 완패하면서 대표팀과 동행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당초 계약기간은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였으나, 뢰프 감독의 요청에 따라 이번 대회까지만 팀을 이끌기로 독일축구협회와 합의한 터였다.

뢰프 감독의 시작은 창대했다.

뢰프 감독은 2004년 수석코치로 독일 코치진에 합류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2006 독일 월드컵 3위 성적을 냈다.

부진에 빠져있던 독일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굿바이 뢰프!' 15년 장기집권한 전차군단장의 씁쓸한 마무리
독일 월드컵 뒤 클린스만 감독이 사임하자 독일축구협회는 뢰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뢰프 감독은 독일의 전통적인 선 굵은 축구에 당시 축구계 대세로 자리 잡은 스페인식 '티키타카' 점유율 축구를 덧씌워 최강팀으로 지도했다.

세대교체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수석코치 시절과 감독 초기에 골잡이 토마스 뮐러, 센터백 마트 후멜스, 공격형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이들 모두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뢰프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유로 2008 준우승 등을 일궈냈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완파한 '미네이랑의 비극'은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다.

'굿바이 뢰프!' 15년 장기집권한 전차군단장의 씁쓸한 마무리
그러나 뢰프 감독의 독일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전부터 쇠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회에서 독일은 한국에 '카잔의 기적'을 선물하고 조별리그 탈락했다.

한 번의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로 대회를 치르는 현재 월드컵 진행 방식이 굳어진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대교체에 소홀하고 전술에 변화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러시아 월드컵 뒤 더욱 커졌다.

'화려한 퇴장'을 꿈꿨던 이번 유로 2020도 결국 실패로 끝났다.

독일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총 4경기에서 승리를 한 번밖에 거두지 못했다.

주장 노이어는 "경기 뒤 한동안 벤치를 바라봤는데, 슬펐다"면서 "뢰프 감독은 대단한 분이었다.

한 시대를 만들어낸 그에게 우리 모두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까지 독일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지금은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중계방송 중 "대단한 시대를 이끈 진정한 리더인 뢰프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2006~2014년 뢰프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일했고, 최근까지 바이에른 뮌헨을 지휘한 한지 플리크 감독이 후임으로 독일 대표팀을 이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