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룽손테크가 상하이증시 커촹반에 6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의 일환으로 룽손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30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룽손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학기술 스타트업 중심 시장인 커촹반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신규 발행 주식은 총 4100만주이며, 이를 통한 자금 조달 목표는 35억위안(약 6100억원)으로 제시했다. 통상 IPO 규모는 상장 후 시가총액의 10%라는 점에서 룽손의 시총은 350억위안대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룽손은 PC나 서버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주로 설계하는 팹리스다. 생산은 전문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에 맡긴다. 2001년 중국과학원 반도체연구팀으로 출발해 2010년 민간기업으로 독립했다.

룽손의 작년 매출은 11억위안(약 2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두 배 커졌다. 순이익은 연구개발 지출을 대폭 늘리면서 2019년 1억9300만위안에서 작년 7200만위안으로 줄었다.

중국의 CPU 시장은 미국 인텔과 AMD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룽손을 포함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0.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국은 2018년 관용·공기업용 PC와 서버에 룽손 제품을 쓰도록 하는 등 자국 반도체업체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룽손은 상장신청서에서 2019년 9190만위안, 2020년 2880만위안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각 순이익의 44.9%와 29.9%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중국 정부는 룽손에 세제 혜택도 주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2000만대에 이르는 중국 관용 PC가 토종 CPU를 쓰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