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최근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해당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한 달 만이다.

이해진 GIO는 30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금 네이버가 겪고 있는 일들은 회사 관련 일이기에 제 잘못과 부족함이 제일 크다”며 “이번 일의 가장 큰 책임은 이 회사를 창업한 저와 경영진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두 저의 부족함에서 왔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이버에 근무한 40대 개발자는 5월 25일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직장 상사의 폭언과 업무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의 직책에서 물러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A씨는 해임됐다.

이 GIO는 “회사 안에서 괴롭힘이 발생했고 이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면 회사 문화의 문제”라며 “한두 사람 징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면서 전면 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지난 25일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 체계를 구성해 경영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를 위해서라면 당장 어떤 책임이라도 지고 싶지만 회사의 새로운 구조가 짜이고 다음 경영진이 선임되고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GIO는 “내년에는 새로운 체제에서 더욱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다시 자부심을 찾고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되리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저는) 회사에서 한 발 더 멀리 떨어져서 스스로를 냉정히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