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임모씨는 대출을 받으려다 ‘앱으로 신청하면 금리가 더 싸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은행 앱을 깔고, 대출을 받기까지 절차가 막막했다. 신한은행 고객센터를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 케어’ 전문 상담사를 연결받아 결국 저렴한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신한은행이 디지털 리터러시 케어 서비스를 통해 중장년 소비자를 묶어두는 쏠쏠한 효과를 얻고 있다. 이 은행은 지난 3월 상담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전문 조직을 만들었다. 앱 기능이 고도화하고 각종 비대면 기기가 도입될수록 고령 소비자가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상담을 해 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고령자의 디지털 문해력을 1~5단계로 분류했다. 디지털 채널을 거부하고 대면 지점만을 이용하겠다는 1단계부터 스마트폰에서 은행 앱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5단계까지다. 이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고령자라고 모두가 디지털 활용을 어려워하는 건 아니다’ ‘고령자는 앱 설치 및 로그인 등 디지털 금융의 초기 단계를 어려워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소비자가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상담사는 65세 이상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한 뒤 디지털 리터러시 케어 전문 상담사에게 연결한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 이용법, 앱 설치법, 이체 한도 올리는 법 등을 상세하게 안내해 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순서대로 묘사하듯 설명하는 게 상담 원칙”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상담사가 이런 활동을 벌인 결과 3단계(비대면을 활용할 생각은 있으나 활용하지 못하는) 고령 소비자의 78%가 4단계(방법만 보조해 주면 비대면 활용이 가능한)로 올라섰다. 신한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비자 연령을 ‘만 50세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상담받은 소비자가 은행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은행 고객으로 머무르는 ‘록인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