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3일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틀간 최대 150㎜가 넘는 폭우와 돌풍이 예상돼 피해 대비가 필요하다. 올해 7~8월엔 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잦을 것으로 보인다.

34년만의 7월 '지각장마'…주말 150㎜ 폭우 쏟아진다
기상청은 “동중국해에 있는 정체전선이 점차 북상하고, 서쪽에서 오는 저기압이 영향을 주면서 3일 오전 제주도를 기점으로 전국에 장마가 시작된다”고 1일 예보했다. 장맛비는 3일 오후 수도권과 충청권, 남부지방으로 확대된다. 이어 밤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으로 34년 만에 가장 늦은 ‘지각 장마’다.

기상청은 장마 첫날인 3일 늦은 밤부터 4일 새벽까지 폭우가 내릴 것으로 봤다. 3~4일 예상 강수량은 중부지방과 호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는 50∼100㎜, 그 밖의 지역은 30∼80㎜다. 3일 오후부터 충남 서해안과 호남 서해안, 제주도에는 시속 35∼60㎞의 강한 바람이 분다. 장마를 앞둔 1일에는 오전 10시를 기해 서울, 경기, 전남, 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남해안과 제주도 이외 지역은 4일 오후부터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4일 주기로 통과하는 저기압이 정체전선을 북상시켜 당분간 비가 자주 내릴 전망이다. 남해안과 제주도는 정체전선이 머무는 탓에 4일 이후에도 비가 이어진다.

장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장마를 끝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언제 확장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7~9월) 기상 전망’에서 “7~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라고 예보한 바 있다. 지난해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 6월 24일에 시작해 총 54일간 이어져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폭우와 강풍이 찾아오는 만큼 수해 피해도 우려된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호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본 1만6363곳 중 24.1%는 아직 피해 복구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폭우로 산사태를 입은 전남 곡성군은 복구·수해 예방 작업이 70%가량 진행됐고, 수로와 도로 정비 작업이 남은 상황이다. 기상청은 “최대 15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서 돌발홍수, 산사태, 저지대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명과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