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이 전체 포트폴리오 중 벤처투자(VC), 사모주식·대출, 인프라 투자 등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 16%에서 2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까지 각국의 주요 국부펀드 수준의 투자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확보해 질적·양적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지난 5월 18일 취임한 진 사장은 1일 서울 중구 KIC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10대 국부펀드 도약 △대체투자 확대 △책임투자 강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 지원 확대 등 네 가지 방안을 KIC의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2005년 출범한 KIC는 작년 말 운용 규모(1831억달러·약 207조원) 기준 전 세계 국부펀드 중 15위다. 조만간 운용 규모가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기준 16% 수준인 대체투자 비중은 2024년 21%로, 2027년엔 25%까지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은 외화자산을 기초로 운영되고 있다. 진 사장은 “앞으로 다른 국내 기관으로부터 추가로 자산을 위탁받아 전체 운용 규모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10위권 국부펀드 운용 규모(약 3000억달러)로 덩치가 커지면 좋은 투자 프로젝트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수수료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 사장은 이어 책임투자 강화를 위해 모든 위탁자산의 투자의사결정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인을 고려하고, ESG 펀드 투자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에 기반한 적극적인 주주권리 활동도 펼 계획이다.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해선 “국부펀드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문을 연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중심으로 북미 서부지역 벤처와 기술 투자도 확대한다. 2019년 벤처투자 프로그램 KVG(KIC Venture Growth) 1호펀드를 2억달러 규모로 조성해 운용하고 있는 KIC는 조만간 3억달러 규모의 2호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진 사장은 “KIC가 참여한 투자 건에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를 활용한 신디케이션론(집단대출) 등 참여 기회를 많이 주고, 일부 자산을 국내 운용사에 위탁 운용해 글로벌 운용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