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기술 가져야 '진짜' 배터리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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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고…원가부담 줄이고
노스볼트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규모 투자
LG엔솔, 에코프로와 손잡고
양극재 재활용 사업 뛰어들어
SK이노·포스코·현대차도 가세
노스볼트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규모 투자
LG엔솔, 에코프로와 손잡고
양극재 재활용 사업 뛰어들어
SK이노·포스코·현대차도 가세
전기차 시장 전망을 보면 장밋빛 일색이다. 2025년까지는 탄탄대로인 듯 보인다.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과 비슷해지면서 보급률이 늘어난다는 게 성장 스토리에 깔려 있다.
하지만 흔히 놓치는 변수가 있다. 배터리 원재료인 금속 원자재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전기차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수명은 통상 10년 전후로, 폐배터리에 대한 새로운 환경 규제가 등장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춘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노스볼트뿐만 아니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생산업체와 소재업체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지난해 15억달러 규모에서 2030년 181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후행적으로 재활용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배터리업체들이 재활용에 주목하는 건 환경규제 때문만은 아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완성차업체들의 원가 인하 압력이 배터리 생산업체, 배터리 소재업체 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사례처럼 시장은 커지는데 업체별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배터리 중에서도 양극재 비중이 40% 전후로 가장 높다.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메탈(금속) 관련 원자재가 주로 쓰인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서 배터리업체들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이유다. 하지만 재활용하면 기존의 원자재를 재사용해 가격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많게는 40~50% 재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폐배터리의 환경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배터리산업 전체의 리스크가 될 가능성도 업계에선 염두에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에서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포스코도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재활용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국내 배터리업체와 소재업체들이 진출한 폴란드에 폐배터리 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도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재사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들고 이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OCI와 공동 추진하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여기에 필요한 ESS를 생산한다.
소재업체 가운데서는 에코프로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비상장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를 지난해 초 설립했다. 에코프로그룹이 경북 포항에 건설하는 ‘에코배터리 캠퍼스’ 내에 재활용 공장을 만들고 있다. 재활용한 소재를 양극재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공정을 일원화하는 과정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췄는지가 배터리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좌우할 수 있다”며 “재활용 공정을 갖췄다는 건 경쟁사 대비 수익성을 차별화할 핵심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는 광산업체 등과 함께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양극재 세계 2위로 평가받는 벨기에의 우미코어도 건식과 습식 기술을 결합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와 홀딩스가 자회사인 도와 에코시스템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하지만 흔히 놓치는 변수가 있다. 배터리 원재료인 금속 원자재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전기차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수명은 통상 10년 전후로, 폐배터리에 대한 새로운 환경 규제가 등장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춘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커지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럽의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의 티터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가 연 ‘테크 데이’ 행사에서 “지속가능한 배터리를 위해 재활용을 통한 원자재 활용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노스볼트는 스웨덴 셸레프테오시에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대규모 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2030년까지 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노스볼트뿐만 아니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생산업체와 소재업체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지난해 15억달러 규모에서 2030년 181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후행적으로 재활용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배터리업체들이 재활용에 주목하는 건 환경규제 때문만은 아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완성차업체들의 원가 인하 압력이 배터리 생산업체, 배터리 소재업체 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사례처럼 시장은 커지는데 업체별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배터리 중에서도 양극재 비중이 40% 전후로 가장 높다.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메탈(금속) 관련 원자재가 주로 쓰인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서 배터리업체들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이유다. 하지만 재활용하면 기존의 원자재를 재사용해 가격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많게는 40~50% 재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폐배터리의 환경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배터리산업 전체의 리스크가 될 가능성도 업계에선 염두에 두고 있다.
재활용 투자 늘리는 상장사들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도 재활용 관련 투자에 적극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코프로와 함께 양극재 재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폐배터리를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에 공급하고, 에코프로씨엔지는 이를 양극재 소재로 재활용하는 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합작법인 얼티엠셀즈를 통해 미국의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리-사이클과 최근 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기도 했다.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에서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포스코도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재활용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국내 배터리업체와 소재업체들이 진출한 폴란드에 폐배터리 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도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재사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들고 이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OCI와 공동 추진하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여기에 필요한 ESS를 생산한다.
소재업체 가운데서는 에코프로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비상장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를 지난해 초 설립했다. 에코프로그룹이 경북 포항에 건설하는 ‘에코배터리 캠퍼스’ 내에 재활용 공장을 만들고 있다. 재활용한 소재를 양극재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공정을 일원화하는 과정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췄는지가 배터리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좌우할 수 있다”며 “재활용 공정을 갖췄다는 건 경쟁사 대비 수익성을 차별화할 핵심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리사이클링 경쟁
해외에서도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 내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인 리-사이클이 대표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PDAC와의 합병 계약을 맺고 있어 간접적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PDAC 주가는 6월 한 달간 20.95% 올랐다.독일 폭스바겐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는 광산업체 등과 함께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양극재 세계 2위로 평가받는 벨기에의 우미코어도 건식과 습식 기술을 결합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와 홀딩스가 자회사인 도와 에코시스템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