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7억개…삼바보다 7배 더 번 SD바이오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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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탐구
코로나 진단키트 판매 세계 1위 비결은
조영식 회장, 발빠른 의사결정
국내 확진 나오기 전 키트 개발
주문도 안 받고 양산체제 갖춰
'넥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
뎅기열·에이즈 등 11종 검사
PCR 진단장비 내달 출시할 것
코로나 진단키트 판매 세계 1위 비결은
조영식 회장, 발빠른 의사결정
국내 확진 나오기 전 키트 개발
주문도 안 받고 양산체제 갖춰
'넥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
뎅기열·에이즈 등 11종 검사
PCR 진단장비 내달 출시할 것
평범한 진단업체였던 SD바이오센서를 ‘한국에서 가장 돈 잘 버는 바이오 기업’으로 올려세운 건 코로나19였다. 2019년 72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6861억원으로 23배 뛰었고,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7382억원으로 492배 점프했다.
상승세는 올 들어 더 가팔라졌다. 1분기(매출 1조1791억원, 영업이익 5763억원)에만 작년 연간 실적의 70%가량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일곱 배 많았다. 국내 모든 기업을 통틀어 SD바이오센서보다 돈을 더 번 회사는 삼성전자 등 16개가 전부다.
진단업계에선 ‘코로나 특수’만으로는 SD바이오센서의 퀀텀 점프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기회는 모든 진단업체에 똑같이 주어졌지만 과실은 SD바이오센서가 훨씬 많이 땄기 때문이다. 빠른 의사결정, 높은 가격경쟁력, 과감한 설비투자가 차이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발빠른 대응을 주도한 사람은 다름아닌 창업자 조영식 회장이었다. 조 회장은 GC녹십자에서 10여 년간 진단시약을 연구한 경험을 살려 1999년 진단기업 SD를 세웠다. SD는 세계 최초로 말라리아·조류인플루엔자·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진단시약을 개발해 시장을 장악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첫해(2003년) 90억원이던 매출은 2008년 400억원대로 뛰었다.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뒤따랐고, 결국 2009년 미국 엘리어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했다.
기회는 곧 다시 찾아왔다. 엘리어가 무리한 확장 여파로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2011년 SD의 바이오센서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조 회장은 다시 손에 넣은 SD바이오센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남들보다 빠른 제품 개발’과 ‘신뢰할 수 있는 품질’로 삼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SD바이오센서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빨리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조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작년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터지자마자 수십억원을 투입해 진단키트 양산체제부터 갖췄다”며 “주문이 들어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린 과감한 결정 덕분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준비한 게 현장 분자진단(PCR) 제품이다. 7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다음달 내놓는다. 유전자를 증폭해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검사하는 PCR 키트는 면역진단키트와 반대로 정확도는 높지만 신속성이 떨어진다. 유전자 증폭에서 진단까지 6시간 정도 걸려서다. SD바이오센서는 이 시간을 20~60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정확도는 기존 제품과 마찬가지로 99%가 넘는다. 뎅기열 에이즈 독감 등 11개 검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이 제품의 강점이다.
조 회장은 이 제품으로 전 세계 PCR 현장진단 시장을 장악한 미국 세페이드를 꺾기 위해 또 다른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유전자를 증폭하는 데 필요한 PCR 장비를 세계 전역의 진단현장에 공짜로 공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만 1000억원에 달한다고 조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 장소에 SD바이오센서의 PCR 장비를 깔면 관련 진단키트는 저절로 팔릴 것”이라고 했다. 프린터를 저가에 보급한 뒤 잉크로 돈을 버는 방식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SD바이오센서는 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기업가치는 6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5~6일 기관수요예측을, 8~9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김우섭·이주현/사진=김영우 기자 duter@hankyung.com
상승세는 올 들어 더 가팔라졌다. 1분기(매출 1조1791억원, 영업이익 5763억원)에만 작년 연간 실적의 70%가량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일곱 배 많았다. 국내 모든 기업을 통틀어 SD바이오센서보다 돈을 더 번 회사는 삼성전자 등 16개가 전부다.
진단업계에선 ‘코로나 특수’만으로는 SD바이오센서의 퀀텀 점프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기회는 모든 진단업체에 똑같이 주어졌지만 과실은 SD바이오센서가 훨씬 많이 땄기 때문이다. 빠른 의사결정, 높은 가격경쟁력, 과감한 설비투자가 차이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진단키트 판매량 세계 1위
SD바이오센서는 작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코로나 진단키트를 약 7억 개 팔았다.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다. 업계에선 2년 전만 해도 별 볼 일 없던 업체가 단숨에 세계 1등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로 ‘발빠른 코로나19 대응’을 꼽았다. SD바이오센서는 국내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기 보름 전인 작년 1월 5일 진단키트 개발에 들어갔다. 작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승인까지 따냈다.발빠른 대응을 주도한 사람은 다름아닌 창업자 조영식 회장이었다. 조 회장은 GC녹십자에서 10여 년간 진단시약을 연구한 경험을 살려 1999년 진단기업 SD를 세웠다. SD는 세계 최초로 말라리아·조류인플루엔자·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진단시약을 개발해 시장을 장악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첫해(2003년) 90억원이던 매출은 2008년 400억원대로 뛰었다.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뒤따랐고, 결국 2009년 미국 엘리어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당했다.
기회는 곧 다시 찾아왔다. 엘리어가 무리한 확장 여파로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2011년 SD의 바이오센서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조 회장은 다시 손에 넣은 SD바이오센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남들보다 빠른 제품 개발’과 ‘신뢰할 수 있는 품질’로 삼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SD바이오센서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빨리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조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작년 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터지자마자 수십억원을 투입해 진단키트 양산체제부터 갖췄다”며 “주문이 들어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린 과감한 결정 덕분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넥스트 코로나’ 위해 주력 제품 교체
SD바이오센서는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지금 잘 팔리는 주력 제품을 교체하는 작업에 나선 것. SD바이오센서의 올 1분기 매출의 90% 이상은 신속 면역진단키트에서 나왔다. 이 제품은 30분 안에 진단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확도가 80~90%에 불과하다는 단점이 있다.이를 보완하기 위해 준비한 게 현장 분자진단(PCR) 제품이다. 7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다음달 내놓는다. 유전자를 증폭해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검사하는 PCR 키트는 면역진단키트와 반대로 정확도는 높지만 신속성이 떨어진다. 유전자 증폭에서 진단까지 6시간 정도 걸려서다. SD바이오센서는 이 시간을 20~60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정확도는 기존 제품과 마찬가지로 99%가 넘는다. 뎅기열 에이즈 독감 등 11개 검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이 제품의 강점이다.
조 회장은 이 제품으로 전 세계 PCR 현장진단 시장을 장악한 미국 세페이드를 꺾기 위해 또 다른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유전자를 증폭하는 데 필요한 PCR 장비를 세계 전역의 진단현장에 공짜로 공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만 1000억원에 달한다고 조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 장소에 SD바이오센서의 PCR 장비를 깔면 관련 진단키트는 저절로 팔릴 것”이라고 했다. 프린터를 저가에 보급한 뒤 잉크로 돈을 버는 방식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SD바이오센서는 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기업가치는 6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5~6일 기관수요예측을, 8~9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김우섭·이주현/사진=김영우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