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비 소식이 유독 많았다. 본격적인 장마철인 7월,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면서 차량 피해와 관련 보험도 차주들의 관심거리가 됐다. 장마철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 피해 시 보험 이용 팁을 알아두면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선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자연재해 사고 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차량 손해 보상 전문가인 최세일 AXA손해보험 보상파트장은 “천재지변이 원인일 때는 ‘자기차량 손해’ 담보를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며 “고의 사고는 보상이 되지 않고, 차량 내 보관한 물품도 보상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태풍, 홍수, 해일 등으로 인해 주차장에 빗물이 고여 자동차가 완전 침수됐거나 운행 중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물에 잠겨 자동차가 고장난 경우 등이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사고로 보험금을 받았다면 다음해 보험금은 어떻게 될까. 기본적으로 천재지변 사고라면 할증이 붙지 않는다. 만약 차량을 폐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폐차 후 2년 이내 새차를 구입할 때 취득세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유의 사항도 있다. 최 파트장은 “보통 장마나 태풍이 올 때 뉴스 특보 등으로 재난 정보를 많이 접하는데, 홍수 발생 예보를 미리 인지했을 경우 보상은 가능하지만 운전자 과실이 인정돼 할증이 붙을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장마나 태풍이 예보됐는데도 △저지대에 차량을 주차해 침수된 경우 △이미 물이 가득 차 있는 도로를 무리하게 주행하다가 침수된 경우 △운행제한구역을 통과하다 사고가 났을 경우 등이 해당한다.

자기차량 손해 보험이 있더라도 보상 자체가 안 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선루프를 열어놔서 빗물이 들어왔을 경우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 사고라고 볼 수 없어 보상이 거부될 수 있다. 최 파트장은 “차 문이나 창문을 열어놓거나 트렁크를 개방한 채 침수를 당했어도 마찬가지”라며 “장마철엔 항상 빗물이 차량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창문이나 선루프가 제대로 닫혀 있는지 수시로 체크해야 불의의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오는 날은 침수 사고뿐 아니라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도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최근 3년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교통사고 23만3000건을 분석한 결과, 비 내리는 날의 교통사고 발생 빈도가 비가 내리지 않은 날에 비해 1.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침수사고는 서울에서 전반적으로 지대가 낮은 강남·서초구에서 46.0% 발생했다.

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연구위원은 “빗길 교통사고와 차량 침수사고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하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