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폐쇄된 중국 우한 시장. 사진=REUTERS
2020년 1월 폐쇄된 중국 우한 시장. 사진=REUTERS
중국 정부가 우한시장 인근 축산농가가 기르던 야생동물들을 살처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코로나19의 근원을 조사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됐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축산농가들에게 보유 중인 야생동물들을 죽이거나 방생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야생동물을 사들여 살처분한 사례도 있었다고 WSJ는 보도했다. 지시 대상이 된 축산농가들은 쥐, 새, 고양이, 밍크, 라쿤 등을 사냥하거나 키워 우한시장에 팔아왔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한시장은 코로나19를 확산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추측이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로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야생동물을 중간숙주로 삼아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가설을 확인할 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가설을 확인하려면 중국 축산농가 관련자들의 항체 등을 검사해야 한다. 올 초 세계보건기구(WHO) 주도 연구진은 박쥐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다른 포유류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야생동물이 거래된 장소에서 바이러스의 흔적을 찾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조치는 어쩔 수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중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뜻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