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형 제천화폐 판매액 줄이자 이른 아침부터 긴 구매 행렬
"수요 많은데 왜 줄여" vs "부정유통 방지, 비용 절감 차원"

매월 1일이면 충북 제천의 53개 금융기관은 북새통을 이룬다.

종이형 지역화폐(제천화폐 '모아')를 구매하려는 행렬 때문이다.

7월 첫날에도 제천화폐 판매점인 농협, 우체국, 신협,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입구마다 지역화폐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코로나19 검사행렬 아닙니다" 제천 금융기관 매월 1일 북새통
이날도 '모아' 판매 시간 2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대기 줄이 이어졌다.

사정을 모르는 외지인이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인파로 착각할 수도 있다.

이런 대기 행렬은 지난 4월 1일 처음 생겼다.

제천시가 종이형 제천화폐의 한 달 발행액을 기존 6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이면서 빚어졌다.

시는 지역화폐 부정 유통 방지, 발행비 등 관리비용 절감, 카드·모바일형 이용 활성화를 위해 종이형 발행 비율을 낮췄다.

이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종이형을 못 살 수 있다"는 심리가 시민들 사이에서 작용했다.

4월은 판매 개시 3일 만에, 5월과 6월은 3시간 만에 종이형 발행액 50억원 어치가 모두 팔렸다.

종이형을 구매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시민들은 "노인층과 소상공인들이 선호하는 종이형 발행액을 왜 줄였느냐"고 불만을 제기한다.

"코로나19 검사행렬 아닙니다" 제천 금융기관 매월 1일 북새통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은 방역상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지역화폐 구매 행렬'은 제천만의 현상은 아니다.

정부 지원으로 10% 할인된 가격에 지역화폐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지역화폐를 판매하는 전국의 금융기관은 매월 1일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시 관계자는 "지난달 카드·모바일형 판매액이 47억원에 달할 만큼 카드·모바일형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부정 유통 방지 등을 위해 전국적으로 지류형 발행은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체국과 농협에서 편리하게 만들고 충전할 수 있는 카드형 사용이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며 "제천화폐를 판매하는 금융기관은 방역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