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증,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국회반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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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욱 국회반장의 현장 돋보기
윤석열 성공 가능성 놓고 야권 시각 양분
다수설은 "네거티브 공세 효과 없다"
소수설은 "장모 투기의혹, 국민정서와 안맞다"
현 단계에서 네거티브 공세 판단 어려워
신속히 여론 검증 받아야 정권 교체 가능
윤석열 성공 가능성 놓고 야권 시각 양분
다수설은 "네거티브 공세 효과 없다"
소수설은 "장모 투기의혹, 국민정서와 안맞다"
현 단계에서 네거티브 공세 판단 어려워
신속히 여론 검증 받아야 정권 교체 가능
대선 본선 무대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을 바라보는 야권의 시각이 둘로 나뉘고 있습니다.
반(反)문재인 연대의 선봉으로 정권을 바꿀 ‘메시아’로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중도하차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치 현장을 돌아보면 현재까지는 전자의 시각이 다소 우세한 듯합니다. 다만 후자에 공감하는 분들 중엔 식견과 경륜을 갖춘 전문가들도 ‘꽤’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강력한 무기는 “법과 원칙, 상식을 구현하기 위해 (거대 권력과) 몸으로 맞서 온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 본인도 어제 기자회견에서 “어떤 물건을 써 보고 그 물건이 좋으면 계속 구매한다”며 “그동안 싸워왔던 것처럼 정권교체에 나서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본인에 대한 지지율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틀리지 않는 얘기입니다. 국민들은 조국 전 장관으로 상징되는 ‘586세대의 내로남불’을, 불이익을 감수하고 응징했던 윤 전 총장에 열광했습니다.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권력에 대항했던 강직한 성품이 윤 전 장관을 다른 공직자와 돋보이게 했던 매력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윤 전 총장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들도 ‘윤빠’와 똑같은 지점을 보고 있습니다. 적을 향했던 ‘내로남불’의 날선 칼날이 본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물론 윤 전 총장 본인은 당당합니다. 공직 생활 26년동안 직접 모은 재산이 2000~3000만원 남짓입니다. 하지만 부인인 김건희(아래 사진 오른쪽)씨나 처가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장모인 최모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말이 많이 나옵니다. 땅 투자로 단기간 수십 억, 수백억 원의 이익을 벌었다는 사실 자체에 일반 국민들은 어리둥절합니다. 여기에 농지법 위반, 차명거래 의혹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2012년 윤 전 총장을 사위로 맞이한 후에도 장모는 부동산 투자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별 효과 없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오 시장의 땅은 처가에서 물려받은 땅이며, 오 시장 측은 적극적으로 재산을 불릴 의도가 없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의 사례도 마음에 걸리는 대목입니다. 조 전 장관 일가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사모펀드 투자의혹 △장학금(뇌물) △웅동학원 채무 비리 △논문 표절 △딸 입시비리 등 전방위로 검증을 받았습니다. 조 전 장관 본인 뿐 아니라 돌아가신 부친, 동생과 이혼한 처남댁, 친딸이 정치권과 여론의 검증대에 올랐습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일입니다. 법무부 장관이 이런 정도인데 대통령 후보는 이보다 더 가혹한 검증을 거치지 않겠습니까. 만에 하나 티끌이라도 의혹이 나온다면 여권도 ‘내로남불’의 도덕성 잣대를 들이대려고 하지 않을까요?
물론 반문재인 정서가 이대로 확산된다면 장모의 재테크나 처가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들은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많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의혹’이나 2011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최태민 일가 연루 의혹’은 묻혔습니다. 사람보다는 시대 정신,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얘기겠지요. 100번 동감합니다. 윤 전 총장의 리더십과 결단력, 직설적이면서 솔직한 화법은 반기문, 안철수 등 과거 제 3지대 대선 후보들과 대조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올해 정치 역학구도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격 서울시장 출마를 결단했습니다. 10년 전 서울시장직을 중도하차했던 오세훈이 ‘나경원 대세론’을 꺾고 시장직을 탈환했습니다. 36세 ‘0선’인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한 정치 전문가들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선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윤 전 총장이 대권 후보로 헌정 역사를 새로 역사를 쓸 지, 또 다른 잠룡이 윤 전 총장을 꺾고 야권 대선 후보로 급부상할 지 현 단계에서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어제 대선 출마 당시 약속했던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달성하려면 본인과 처가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빨리 검증을 받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런 의혹 정도는 용인하고 넘어가자는 여론이 ‘대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능성은 커집니다. 반대의 경우 야권은 ‘플랜B’를 노려 볼 수 있습니다.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등 당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대권 주자들이 많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 전 총장이 본선 무대에서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지 현 단계에선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빨리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대체로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반(反)문재인 연대의 선봉으로 정권을 바꿀 ‘메시아’로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중도하차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치 현장을 돌아보면 현재까지는 전자의 시각이 다소 우세한 듯합니다. 다만 후자에 공감하는 분들 중엔 식견과 경륜을 갖춘 전문가들도 ‘꽤’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강력한 무기는 “법과 원칙, 상식을 구현하기 위해 (거대 권력과) 몸으로 맞서 온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전 총장 본인도 어제 기자회견에서 “어떤 물건을 써 보고 그 물건이 좋으면 계속 구매한다”며 “그동안 싸워왔던 것처럼 정권교체에 나서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본인에 대한 지지율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틀리지 않는 얘기입니다. 국민들은 조국 전 장관으로 상징되는 ‘586세대의 내로남불’을, 불이익을 감수하고 응징했던 윤 전 총장에 열광했습니다.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권력에 대항했던 강직한 성품이 윤 전 장관을 다른 공직자와 돋보이게 했던 매력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윤 전 총장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들도 ‘윤빠’와 똑같은 지점을 보고 있습니다. 적을 향했던 ‘내로남불’의 날선 칼날이 본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물론 윤 전 총장 본인은 당당합니다. 공직 생활 26년동안 직접 모은 재산이 2000~3000만원 남짓입니다. 하지만 부인인 김건희(아래 사진 오른쪽)씨나 처가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장모인 최모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말이 많이 나옵니다. 땅 투자로 단기간 수십 억, 수백억 원의 이익을 벌었다는 사실 자체에 일반 국민들은 어리둥절합니다. 여기에 농지법 위반, 차명거래 의혹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2012년 윤 전 총장을 사위로 맞이한 후에도 장모는 부동산 투자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별 효과 없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오 시장의 땅은 처가에서 물려받은 땅이며, 오 시장 측은 적극적으로 재산을 불릴 의도가 없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의 사례도 마음에 걸리는 대목입니다. 조 전 장관 일가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사모펀드 투자의혹 △장학금(뇌물) △웅동학원 채무 비리 △논문 표절 △딸 입시비리 등 전방위로 검증을 받았습니다. 조 전 장관 본인 뿐 아니라 돌아가신 부친, 동생과 이혼한 처남댁, 친딸이 정치권과 여론의 검증대에 올랐습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일입니다. 법무부 장관이 이런 정도인데 대통령 후보는 이보다 더 가혹한 검증을 거치지 않겠습니까. 만에 하나 티끌이라도 의혹이 나온다면 여권도 ‘내로남불’의 도덕성 잣대를 들이대려고 하지 않을까요?
물론 반문재인 정서가 이대로 확산된다면 장모의 재테크나 처가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들은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많습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의혹’이나 2011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최태민 일가 연루 의혹’은 묻혔습니다. 사람보다는 시대 정신,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얘기겠지요. 100번 동감합니다. 윤 전 총장의 리더십과 결단력, 직설적이면서 솔직한 화법은 반기문, 안철수 등 과거 제 3지대 대선 후보들과 대조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올해 정치 역학구도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격 서울시장 출마를 결단했습니다. 10년 전 서울시장직을 중도하차했던 오세훈이 ‘나경원 대세론’을 꺾고 시장직을 탈환했습니다. 36세 ‘0선’인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한 정치 전문가들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선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윤 전 총장이 대권 후보로 헌정 역사를 새로 역사를 쓸 지, 또 다른 잠룡이 윤 전 총장을 꺾고 야권 대선 후보로 급부상할 지 현 단계에서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어제 대선 출마 당시 약속했던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달성하려면 본인과 처가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빨리 검증을 받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런 의혹 정도는 용인하고 넘어가자는 여론이 ‘대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능성은 커집니다. 반대의 경우 야권은 ‘플랜B’를 노려 볼 수 있습니다.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등 당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대권 주자들이 많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윤 전 총장이 본선 무대에서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지 현 단계에선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빨리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대체로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