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파도에 주인이 있을 리 만무하지만, 서핑할 땐 예외다. 파도의 주인은 규칙에 의해 결정된다. 규칙을 알고 지켜야 안전하고도 즐거운 서핑을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한 파도에 서퍼 한 명(one wave one surfer)’이다. 서핑의 핵심 문법이기도 하다. 파도의 가장 높은 지점(피크)에 가장 가까운 서퍼가 해당 파도에 대한 우선권을 가진다. 본의 아니게 ‘파도의 주인’을 방해한 경우엔 신속하게 파도에서 내려온 뒤 사과해야 한다.

두 번째 규칙은 ‘끼어들기 금지’다. 전문용어로 ‘드롭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 피크에서 파도를 잡은 서퍼의 진행 방향 앞이나 옆에서 타는 행위를 드롭인이라고 한다. 본인이 원하는 파도가 왔다고 해서 이미 파도를 타고 있는 다른 서퍼를 방해해선 절대 안 된다는 얘기다. ‘백드롭’도 금지다. 파도를 타는 서퍼 뒤에서 같은 방향으로 타는 행위를 백드롭이라고 한다. 먼저 나선 서퍼가 잘 타지 못한다 해도 그 뒤에서 타는 행위는 규칙 위반이다. 잘못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서프보드 절대 사수’다. 서핑하다가 넘어지거나 다른 서퍼와 충돌해 넘어진 경우 가장 큰 부상 원인이 보드에 부딪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넘어질 때 보드를 던지는 행위는 절대 금지다. 주인의 손을 떠난 보드는 다른 서퍼에게 흉기로 돌변한다. 항상 보드를 놓치지 않도록 리시(leash·보드와 서퍼를 연결해주는 끈)를 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초보자는 되도록 한적한 곳에서 연습해야 한다. 바다로 나갈 땐 다른 서퍼들의 서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우회해서 가야 한다. 또 주변 서퍼들과 함께 소통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 파도를 타다 넘어질 때 머리부터 입수하면 안 된다. 부상 위험이 크다. 불가피하게 넘어질 경우 측면으로 빠져야 안전하다. 서핑할 때 보드는 항상 파도와 수직이 되도록 놓아야 한다. 파도가 보드의 측면을 때리면 이내 뒤집어진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