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 비서관 사의…'울산시장 선거개입' 이진석 실장은?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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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사건 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01.26822173.1.jpg)
이런 가운데 또다시 주목을 받는 청와대 인사가 있습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입니다. 이 실장은 지난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산업재해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발표를 늦추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모병원은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핵심 공약이었습니다.
이광철 비서관이 검찰 기소 직후 사의를 표명한 반면, 이진석 실장은 기소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거취가 확연히 대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외숙 인사수석과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의 즉각적인 경질을 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이광철, 이진석 등 재판을 받거나 수사를 받는 비서관이 퇴임하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며 "법무장관, 법무차관, 검찰총장, 중앙지검장 등 법조 수뇌부가 다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인 선례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해명에 나서긴 했습니다. 박 수석은 "원 지사님의 그런 비판도 타당하다"면서도 "저희들이 그걸 몰라서 그러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박 수석은 "이 실장은 지금 상황실장이라고 하는 직책이 업무상 이 엄중한 코로나 방역과 그다음에 백신 이 모든 문제를 지금 아울러서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파악해야 하는 그런 업무의 특성상 어떤 그 직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그런 입장을 청와대에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저희들도 이 문제를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민의 비판의 눈높이에는 100% 딱 맞지 않을 수 있으나 저희도 최선을 다해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거기에 합당한 조치들을 스스로 하고 있고 또 대통령께서 하고 계시다"라는 말도 보탰습니다.
박 수석의 언급을 볼 때 이 실장 사퇴의 필요성을 청와대 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연이은 '인사 참사'로 도마에 오른 김외숙 인사수석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행동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임명 3일 만에 재산형성 과정 의혹 등으로 사퇴하자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을 즉시 교체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간 끌기'는 어울리지 않는 전략 같습니다.
임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