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범 달롤컴퍼니 대표 / 사진=달롤컴퍼니
박기범 달롤컴퍼니 대표 / 사진=달롤컴퍼니
“글루텐프리 시장을 이끌 브랜드를 키우고 있습니다”

박기범 달롤컴퍼니 대표는 요리를 좋아했다. 경희대 조리외식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신세계조선호텔 셰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셰프로 일하면서 외식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졌고 기획마케팅으로 옮겨 마케팅을 잘하는 셰프로 인정받았다. 셰프에서 마케터로 커리어를 전환한 것이다.

이어서 SPC파리크라상으로 회사를 옮겨 마케터로 활약하다 2017년부터 달롤컴퍼니를 ‘국내 1위 쌀 베이커리 회사’로 키우고 있다. 마케터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두 번째 커리어 전환을 이룬 것이다.

Q: 글루텐프리를 소개하면

A: 글루텐은 밀가루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이다. 글루텐이 신체에 들어가면 소화불량, 알러지 반응 등으로 힘들어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이런 민감성 소비자들을 위해 등장한 것이 글루텐프리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글루텐 함량이 1킬로그램 당 20밀리그램(20ppm) 이하이면 글루텐프리로 인정받는다.

글루텐프리를 위해선 밀가루를 대신할 곡식이 필요하다. 달롤컴퍼니는 쌀을 선택했다.

Q: 쌀을 사용하는 의미는

A: 글루텐프리를 위해 아몬드 가루나 귀리, 메밀 등을 쓰기도 한다. 달롤컴퍼니는 쌀 소비 촉진에 기여하는 의미를 담아서 쌀을 선택했다. 소셜 임팩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판단했다.

베이커리 제조에선 쌀이 매우 까다로운 재료다. 쌀로 떡은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빵은 어렵다. 글루텐이 빵에서 구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걸 빼야 해서 그렇다. 달롤컴퍼니는 쌀로 빵을 만드는 기술력이 뛰어나다.

Q: 글루텐프리 시장은

A: 북미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성장한 시장이다. 2025년 전세계 시장 규모가 300억달러(33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에선 이제 막 형성된 니치 마켓이다. 3년 후 6000억원 규모를 예상한다. 달롤컴퍼니는 그 시장에서 점유율 1위가 목표다.

달롤컴퍼니 입장에선 TAM(전체시장)이 식품시장, SAM(유효시장)은 베이커리 시장, SOM(점유수익시장)은 글루텐프리 시장이다. SOM에 집중할 계획이다.

Q: 글루텐프리 소비자는

A: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들로선 대체재가 없다. 그래서 글루텐프리 상품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다.

글루텐프리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밀가루가 조리도구에 묻거나 바람에 날려서 들어갈 경우 그 빵을 먹고 소화불량이나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있다.

달롤컴퍼니는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밀가루가 아예 반입되지 않는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공장의 10배 규모인 김포 공장이 올 하반기에 준공된다.

니치 마켓의 로열티 높은 고객, 브랜딩이 답이다

Q: 마케팅 조직은

A: 달롤컴퍼니에선 마케팅팀 대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이라고 부른다. 글루텐프리, 쌀 베이커리 같은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가치를 전달하는 조직이다.

한 순간 반짝이다가 사라지는 ‘베스트셀러’ 보다는 오랜시간 고객과 함께 하는 ‘스테디셀러’를 지향한다.

달롤(대표 브랜드), 포지티브(티 브랜드), 달미펫(펫디저트 브랜드) 등 세 개 브랜드 담당자는 상품 중심의 프로덕트 오너(PO)의 역할에 집중한다.

저는 회사 대표이기도 하지만 브랜드 오너(BO)로서의 오너십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브랜드의 방향과 정체성,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총괄한다.

Q: 기억에 남는 마케팅은

A: 작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TPO(시간, 공간, 목적) 관점에서 기획하고 팔아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점점 소형화되는 트렌드에 주목하고 직장, 가정, 친구, 연인 등 다양한 TPO에서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롤케이크를 론칭했다.

얼리버드 이벤트를 통한 사전 마케팅이 뜨거운 반응을 만들어냈고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0% 이상 늘었다.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플랜을 수립하기 전에 ‘고객이 맛보는 그 순간을 상상한다’는 관점의 TPO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Q: 마케팅 이슈는

A: 달롤 공식몰(www.dalroll.com)을 최근 오픈했다. 그동안 백화점, 마켓컬리, 카카오 선물하기 등에서 위탁판매를 진행해왔다. 공식몰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면서 우리 브랜드의 강점과 기능을 더 알릴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브랜딩과 마케팅의 시너지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마케팅 믹스가 전통적인 4P에서 7P로 확대된 것도 브랜드의 중요성때문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의 가슴 속에 자리잡는 브랜딩과 단기적으로 매출 상승을 도모할 수 있는 마케팅을 7P 위에서 구현할 계획이다.

■ Interviewer 한 마디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면 회사는 브랜드를 남긴다고 봐야 합니다”

박기범 대표는 “얼마나 잘 팔렸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브랜드로 어떻게 팔렸느냐가 중요한 시대”라며 브랜딩을 강조했다.

마케팅은 셀링테크닉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마음속에 자리잡게 하는 브랜딩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가 스스로 브랜드 오너(BO) 역할 수행에 집중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발언이다. 달롤컴퍼니처럼 니치 마켓의 로열티 높은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마케터라면 브랜딩의 중요성에 공감할 듯 싶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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