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용소비재(fast-moving consumer goods·FMCG)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기 침체를 우려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고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2일 보도했다.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가 전날 낸 '중국 FMCG 시장의 미묘한 회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FMCG 시장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는 1.6% 커졌지만 2018년 1분기에 비하면 3% 줄어들었다. FMCG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통 속도가 빠른 비내구 소비재로 우유, 과자, 과일, 화장지, 처방전이 필요없는 약품 등을 통칭한다.

베인은 "FMCG 시장 성장세가 다소 회복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FMCG 소비가 부진하다는 것은 중국 경제의 불균형적 회복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생산, 고정자산투자, 수출 등의 부문에선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시장에는 아직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베인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FMCG 물가는 2019년 1분기에 비해 1% 떨어졌다. 그럼에도 시장이 금액 기준으로 1.6% 커진 것은 판매량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베인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더 싼 물건을 찾으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일용소비재 물가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 조치도 소비보다는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왕치안 뱅가드그룹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현금 지급 등으로 가계 수입을 늘려 소비 시장을 키운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