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범준 기자
초선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당내 의원으로는 하태경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5분 발언으로 주목받은 뒤 ‘이재명 저격수’로 몸값을 올리다 급기야는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연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경제전문가로서의 강점을 앞세워 노동·공공부문 개혁 및 기업규제 철폐 등 경제 활성화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자리와 희망을 만드는 길은 단연코 ‘투자하고 싶고 혁신하기 좋은 경제’를 만드는 것뿐”이라며 “경제의 굳은살을 깎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 개혁을 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귀족 노조와의 싸움도 불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제 주체들의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와 관련해서는 “‘경쟁국엔 없는데 우리만 있는 규제는 모두 없앤다’는 마음으로 전심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정책,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인한 재정 건전성 문제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일자리 파괴범”, “청춘에게 빚만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문 정부의 정권 창출을 도왔던 민주노총 등 귀족 노조의 눈치를 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질의 300만 개 일자리가 날아갔다”고 지적했다.

여권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놓은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인류의 축적된 경제 상식을 뒤집는 제도”라며 “인류 역사상 정부가 돈을 뿌려서 경제 성장을 지속한 일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당내 ‘경제통’으로 불린다. 최근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와 기본소득 등을 비판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이번 6·11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 후보로 거론됐다. 최근에는 당 정책위원회 의장, 여의도연구원장 후보로도 하마평에 올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의원의 대선 출마를 반기는 분위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당이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열린 정당이란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제 분야 관련 정책 토론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SNS에 “윤 의원의 도전은 비빔밥에 꼭 필요한 고명”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홍준표 의원이 윤 의원의 대선 출마에 대해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입담으로 당할 사람이 없는 천하의 홍준표 전 대표님도 TPO(때와 장소와 상황)에 맞춰 주시길 기대한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