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6·사진)이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나섰다.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GC(파71·647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2019년 7월부터 세계랭킹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고진영은 지난주 넬리 코르다(23·미국)에게 1위를 내줬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지 100주 만이었다. 2위로 한 계단 내려간 뒤 열린 첫 대회에서 고진영은 오랜만에 매서운 퍼팅감을 선보이며 1위 탈환의 시동을 걸었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고진영은 경기 초반 파세이브를 이어가다가 17번홀(파5)에서 190m를 남긴 상태에서 5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했다. 공은 핀 5m 거리에 자리 잡았다. 고진영은 내리막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기세를 이어가며 후반에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고진영의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76.92%, 그린 적중률은 72.22%에 퍼트 수는 24개에 불과했다.

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오랜만에 보기 없는 라운드를 했다”며 “샷은 보통 수준이었지만 퍼트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탈환 의지를 묻자 “나는 최근 2개 대회에서 부진해 2위가 됐고 코르다는 최근 성적이 좋아 1위가 된 것”이라며 “크게 상관없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고 웃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12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올 들어 아직 추가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오늘이 아버지 생신인데 좋은 선물이 됐을 것 같다. 어제 선물을 드리긴 했지만 이번주 좋은 모습을 보여줘 더 큰 선물을 드리고 싶다”며 LPGA투어 통산 8승 의지를 밝혔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오랜만에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독차지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전인지(27)와 이정은(25)이 7언더파 64타로 고진영에게 1타 차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버디 7개에 보기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민지(24)는 6언더파 65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고진영과 함께 올해 도쿄올림픽에 나가는 김세영(28)은 1언더파 70타 공동 50위, 김효주는 2언더파 69타 공동 3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박인비(33)와 코르다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