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코인으로 은밀하게…1020 마약사범 확 늘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의 한 길거리에서 필로폰과 대마를 대량 소지하고 있다가 붙잡힌 20대 남녀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구속 송치했다. 이들이 지니고 있던 필로폰·대마 가루는 280g가량으로 1만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5월에는 경남경찰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유통·투약한 10대 41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마약이 1020세대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마약 청정국’이란 인식은 옛말이 됐다. 일부 연예인, 부유층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 학생, 주부들 사이에 급속 확산하는 상황이다.

10·20대 마약사범이 빠르게 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3~5월 마약사범을 집중 단속한 결과 2626명을 검거하고 614명을 구속했다. 이 가운데 10·20대 마약사범이 40%(1049명)로 전년(28.3%) 대비 11.7%포인트 늘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 사이에서 마약 투약이 늘어난 배경으로 거래 방식 변화를 꼽았다. SNS와 암호화폐가 결합하면서 ‘온라인 쇼핑’하듯 마약을 살 수 있게 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의 확산, 외부활동 감소에 따른 인터넷 사용 증가 등도 마약사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없었고, ‘나쁜 범죄’라는 인식도 강했는데 요즘은 이런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최다은/최한종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