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스1)
"‘뗏목을 이용하면 이쪽 언덕[此岸]에서 저쪽 언덕[彼岸]으로 갈 수 있느니라. 그러나 피안에 도착하면 뗏목은 당연히 버려야 하느니라.’ 마찬가지로 중생이 생사의 바다 가운데에서 갖가지 고통과 핍박을 받고 있으면, 부처님은 그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갖가지 법문을 강설하고, 법으로 아집(我執)을 없애고, 공상(空相)으로 법집(法執)을 깨뜨려, 중생들이 생사에서 벗어나 무여열반에 도달할 수 있게 하였느니라. 이것은 마치 생사의 고해를 가로지를 때, 처음에는 갖가지 법문이 필요하지만, 중간쯤 건너면 반드시 법상, 비법상에 집착하지 않아야 생사를 벗어나 피안에 오를 수 있는 것과 같느니라. 뗏목에 비유한 것처럼 불법은 오히려 버려야 하는데, 하물며 법 아닌 법[非法之法]이겠느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금강경을 인용하며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건너지 못하는 강이 아니라 ‘뗏목’이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강경의 '뗏목의 비유'가 있다. '강을 건너면 뗏목은 버려라'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근래 민주당에 대하여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는 보수언론의 묘한 비판을 접했다"라면서 "일전 송영길 대표의 입장 표명 이후 민주당은 '조국의 강'을 넘어 들판을 향해 신속히 진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강'이 아니라 '강'을 건너기 위한 '뗏목'에 불과하다"라며 "강어귀에서 부서진 '뗏목'을 고치는 일은 저와 제 가족 및 소수의 동지, 친구들의 일이다"라며 "'뗏목'을 부서뜨린 사람과 세력에 대한 비판은 최소한의 자구행위 차원에서 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조 전 장관이 비유한 불교경전 금강경에는 사벌등안(捨筏登岸)이란 말이 있다. '강을 건넌 다음에 뗏목을 버리고 언덕을 오른다'는 말로 강을 건널 때는 뗏목이 있어야만 건널 수 있지만 강 건너에 도착해 언덕을 오를 때는 뗏목이 짐이 된다는 뜻이다.

금강경에서 부처는 "내 말은 강을 건너는 뗏목과도 같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진리 아닌 것이야 더 말 할 나위 있겠느냐?"라며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말고 깨달음을 스스로 알아서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강경은 무집착을 말하며 대상이 욕계, 색계, 무색계의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좋지 않은 것은 더 더욱 집착할 일이 없다고 한다.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비싸고 좋다고 할지라도 눈에 들어가면 고통을 주는 것처럼 만사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지난 2일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가 의료법 위반 및 요양급여 편취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되자 하루에만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글을 10여건 올리며 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