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사진=김영우 기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사진=김영우 기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4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평론보다 시정에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간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의 정치평론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글을 올렸다. 그는 "오 시장은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역사를 이용하지 말라' '미숙한 좌파 운동권 논리로 미래 세대 지도자가 되기 어렵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오 시장의 발언이 너무나 유감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코로나19 국면에, 서울 곳곳에서 수해가 예상되는 이 시기에 정치평론에 나선 오 시장이 우려스럽다"며 "지금은 시정에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센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등 비상 시국인 만큼 시정에 집중해 달라는 당부다.

그러면서 "1000만 시민 앞에 더욱 겸손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서주길 바란다"며 "정치적 발언이 계속 간절하다면 차라리 대선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하고 서울시정의 불투명성을 제거해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물론 그런 마음은 아니실 거라고 짐작한다"며 "대선에 대한 간절함이 아닌, 서울의 회복을 향한 간절함일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시의회가 지난 2일 오랜 진통 끝에 오 시장 취임 후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의장은 "여러 신사업에 이견이 있었지만 이번 추경을 끝내 통과시킨 것도 시정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였다"며 "시의회 의장으로서 정책적인 각론이 달라도 시민 지원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시정 방향에 최대한 협조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시정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거운 시기"라며 "위기 속에 시민의 불안함을 능숙하게 해결하는 데 집중해 주시기를 촉구드린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서울시와 시의회 사이에 한동안 냉전 기류가 흐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시의회 110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101석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오 시장의 첫 예산안을 두고 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