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가장 큰 암초는 정책 리스크다. 정치적 상황이 특수하다 보니 공산당의 규제에 따라 우량주가 순식간에 고꾸라지기도 한다. 금융당국을 비판하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이 대표적인 사례다. 역설적으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정책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정책과 싸우는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어떤 외세의 괴롭힘이나 압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은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일종의 선전포고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투자 시 이 같은 정책 방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마찰이 더욱 심해졌다는 점에서 투자 방향성이 어디로 향할지는 분명해졌다”며 “중국 당국은 핵심 기술의 자립자강, 내수시장 개방을 통한 경제적 영향력 증강, 군 현대화를 서두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2060 탄소중립을 국제사회에 선언한 만큼 탄소배출 감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은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저감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는 정책 방향성을 가격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정책 방향과 사이클이 만나는 제조업 설비투자, 탈탄소 밸류체인, 소비 고도화(인구정책·국산화) 등 테마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베이팡화창(반도체), 디세이(자동차·부품), GDS(소프트웨어), CIMC엔릭(기계), 퉁웨이(태양광), 캉펑리튬(소재), 트립닷컴(여행), 징둥닷컴(인터넷) 등을 하반기 중국·홍콩 시장 최선호주로 꼽았다.

중국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 정부의 바이주 소비세 개편 작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마오타이의 주가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가격에 따른 세율에 정량제 세금을 병행하는 복합 과세 방식을 취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소비세 개편 이후 마오타이의 독주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1년 이후 총 네 차례 소비세 개편이 있었는데 모두 산업 내 선두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