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사진)이 바이올린 선율의 순수함을 들려준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통해서다.

양정윤은 공연에서 지난달 8일 소니클래식을 통해 발매한 음반 ‘순수(Purity)’의 수록곡을 연주한다. 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과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멜로디’,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외젠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d단조’ 등이 레퍼토리다. 독일 하노버 음악대학 동문인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가 협연한다.

이번 공연은 양정윤이 생애 처음으로 낸 독주 음반을 기념한 독주회다. 지난해 11월 라시콥스키와 함께 경남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녹음했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양정윤의 겸허함과 성실함, 절제력이 돋보이는 음반”이라며 “그의 연주를 들으면 맑은 물 속에 있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음반 제목처럼 양정윤은 잔기술을 모두 뺐다고 했다. 기교를 부리는 대신 악보를 정직하게 해석해 작곡가들 의도를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벨리우스와 프로코피예프 모두 전쟁과 침략을 겪으며 작곡했다”며 “이들이 지키려 한 음악의 순수성을 들려주는 게 잔기술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정윤은 음악 인생에서 이정표를 찍는 공연이라고도 했다. 자신의 색채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들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녹음보다 선곡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악보 속에 있는 음표로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정윤은 클래식계에서 ‘콩쿠르의 여왕’으로 불린다. 굵직한 국제 콩쿠르를 섭렵해서다. 2005년 스위스 티보바가 국제콩쿠르 우승을 시작으로 폴란드 카롤 라핀스키 콩쿠르 1위(2010년),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이탈리아 리피처 국제 콩쿠르에서 1위(2017년)를 차지했다. 그는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미리 한두 곡 정도 듣고 오시면 클라이맥스를 한층 더 깊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