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통일부가 “하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지혜롭고 유연하게 판단돼야 한다”며 재차 ‘유연한 접근’을 강조했다.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연기해야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훈련 축소 가능성에 선을 긋고 주무 부처인 국방부가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가운데 통일부가 이같은 입장을 내놓으며 미·북 양국 모두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다음달로 예정된 연합훈련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조성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런 입장에서 하반기 연합훈련도 코로나19 상황과 전시작전권 전환 등 군사적 수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 여건 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혜롭고 유연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의 주체가 한·미 연합훈련을 구실로 무력도발에 나서는 북한이 아닌, 연합훈련 그 자체에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지난 3월 상반기 연합훈련을 앞두고도 한·미 양국 군 당국에 유연한 접근을 재차 강조해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군사훈련이 연기돼서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데로 물꼬를 틀 수만 있다면 그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훈련 연기를 주장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하반기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연합훈련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고 추가적으로 고조시키는 형태로 작용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훈련 연기 혹은 축소 필요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은 정작 연합훈련의 주무부처인 국방부의 신중한 태도와 배치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 시기나 규모, 방식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위해 축소 시행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여당 일각의 주장에 “계획된 훈련 일정에 변동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군 장병들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하겠다고 직접 발표하고 얀센 백신 100만회분을 지원했다. 이로 인해 양국 장병들이 접촉하는 연합훈련 정상화 대비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