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도움 손길도 뚝…보육원마다 아이돌봄 인력난
현장에선 "사회복지사 증원 등 전문인력 배치 대책 시급"
[르포] "돌봐야 하는 아이들은 느는데…" 코로나에 힘겨운 보육원
"아이들 여름방학이 곧 시작인데 일손이 부족해 큰일입니다.

빨랫감도 식사 양도 평소와 비교해 2∼3배 이상 늘어나는데 일을 도울 사람이 없습니다.

"
6일 부산에서 40여 년째 보육원을 운영해온 A원장은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 50∼60명이 단체로 외출하기 어려운 데다가 돌봄 인력까지 부족해지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 아이들이 보육원 내에서만 지내다 보면 식사, 빨래 등 기본적인 집안일만 2∼3배 이상 늘기 마련이다.

여기에 아이들이 밖으로 나갈 수도 없으니 쉬는 시간 등 함께 보내야 할 여가 시간도 길어진다.

예년대로라면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을 찾아 보육원 일을 돕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힘을 보태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장소인 만큼 보육원 내 외부인 출입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육원에서는 현재 아이들을 돌보는 전속 사회복지사들만 일하고 있다.

보육원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사 1명이 적게는 2∼3명, 많게는 10여명의 아이들을 담당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 아동복지시설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의 미술 등 취미 활동을 돕고 식사, 청소 등 집안일을 대신해 줬다"며 "외부인 출입이 안 돼 사회복지사 3명이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업무가 버거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르포] "돌봐야 하는 아이들은 느는데…" 코로나에 힘겨운 보육원
자원봉사자들도 그동안 돌봐온 아이들과 만날 수 없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동안 보육원에서 바이올린을 지도해왔다는 백모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을 못 본 지 1년이 넘었는데 서로의 안전을 위해 잠시 만나지 않고 있다"며 "방학이면 아이들이 심심해할까 더 열심히 만나서 연습하곤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더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악화 등으로 보육원에 입소하는 아이들이 늘면서 일손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A원장은 "최근 몇 달 사이 10∼20명의 아이가 보육원에 새로 들어왔다"며 "가정 폭력을 사생활로 간주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해 입소자가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돌봐야 하는 아이가 많아진 만큼 인력 역시 부족해졌다"고 덧붙였다.
[르포] "돌봐야 하는 아이들은 느는데…" 코로나에 힘겨운 보육원
이에 현장 일선에서 일하는 보육원 관계자들은 전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를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에 있는 한 보육원 관계자는 "자원봉사자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1번 방문하고 말거나, 코로나19 사태처럼 외부 상황에 따라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아이들을 연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