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 10개사 가운데 9곳은 HR(인사관리) 전담조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HR담당자는 과장(25%),대리(19%) 등 실무자 비율이 높았다. 직급 승진과 관련해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은 △인사평가 결과(58%) △상급자 판단(35%) △직급체류 연한(10%) 등이었다.

코로나19는 기업내 HR부서의 위상을 높였다. 비대면·온라인 채용이 늘고 원격근무를 상시화 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이 HR에 문의가 쏟아졌다. 그만큼 HR담당자의 전문화도 요구됐다.

한국인사관리협회가 최근 국내 중견·대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한 ‘인적자원개발 실태조사’ 결과다.이번 설문에는 제조업 72곳, 전문 서비스기업 15곳, 보험금융사 9곳, IT기업 5곳 등이 응답에 참여했다.
기업 94% "HR전담조직 있다"…코로나가 앞당긴 'HR 전문화'
◆기업 10곳중 9곳 “HR전담조직 있다”
응답기업의 94%(113개사)는 “HR전담조직이 있다”고 응답했다. HR업무를 전담하는 부서 절반은 ‘HR’(26%) ‘인사파트(팀,부,처,실,그룹:24%)’등의 명칭을 사용했다. 이밖에 인사총무·경영지원·경영관리팀 등의 이름도 혼재했다. 이들 HR전담부서의 47%는 인력관리(HRM),인력개발(HRD),노사업무를 모두 맡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HR담당자의 직급은 과장 25%, 대리 19%로 실무자 비율이 높았다. 특히 HR부서는 인력 충원시 경력직 중심의 채용이 이뤄져 ‘직급 고령화’가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코로나19로 근무환경에 변화도 있었다. 전체 응답기업의 절반(52%)은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유연근무(26%)·원격근무(19%)를 실시하기도 했다. 줌(zoom)등 비대면 시스템이 잇따라 갖춰지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 근무체제를 상시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기업도 21%에 달했다.
기업 94% "HR전담조직 있다"…코로나가 앞당긴 'HR 전문화'
◆기업 43% “비대면 수시채용 도입”
코로나19로 HR부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채용이다. 기업 43%는 비대면 면접을 새롭게 도입하거나 수시채용 도입(20%)을 늘렸다고 응답했다.

경력직 채용에서는 과·차장(48%),대리(44%) 비중이 대부분이었다. 경력사원 채용이 중요한 평가요소는 직무경력, 직무지식, 조직 적합성 등으로 학력,외국어,자격증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입사원의 1년이내 조기퇴사율은 7.41%로 다른 직급의 퇴사율(6.05%)보다 다소 높았다. 이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 Z세대)들의 가치관이 반영된 수치로 분석된다. 이직률이 높은 업종은 IT·건설·전문서비스업이었다. 이에비해 금융·철강기계·의약품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낮았다.
기업 94% "HR전담조직 있다"…코로나가 앞당긴 'HR 전문화'
◆직급 승진에 ‘인사평가 결과’ 반영
기업들은 사원·임원 직급간소화를 통해 애자일 조직을 실현하고 있었다. 사원직급은 평균 4.75단계, 임원은 4.55단계로 조사됐다.

직급 승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사평가 결과(58%)’였다. 이어 상급자의 판단(35%), 직급체류 연한(10%) 등도 영향을 미쳤다. 직원의 직무수행 능력으로 유능한 인재에게 기회를 주는 발탁인사를 도입하고 있는 기업은 69%에 달했다. 발탁승진 대상은 과·차장급에서 가장 많았다.

인사평가에서는 ‘절대평가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5년전(23%)보다 높아져 55%에 달했다. 다만, 절대평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리더의 역할과 보상 연계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72%는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임금 차등을 두고 있었다.

핵심인재가 기업 전체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했다. 핵심인재 확보 방법은 내부육성이 65%로 가장 많았다. 헤드헌팅(23%), 인재풀 구축(12%) 등의 방식도 추가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설문을 주도한 구본희 한국인사관리협회 편집장은 “AI·비대면 채용, 수시채용 확대, 재택근무 상시화 등 코로나19가 기업내 HR부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단순한 경영지원을 넘어 전문화되고 있기에 HR담당자는 전문성을 쌓는 것이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