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2018년 이후 첫 77달러 돌파…백악관 "협상 예의주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산유량을 늘리기 위해 애초 5일(현지시간) 열 예정이었던 회의를 기약 없이 취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회의 취소 사실을 확인했으나 다음 회의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OPEC+가 8월 이후 감산 완화 규모를 정하고자 열 예정이던 회의가 기약 없이 열리지 못함에 따라 원유 시장은 안갯속에 빠졌다.

몇몇 OPEC+ 관계자는 아예 8월에는 증산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 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유는 이날 1.1% 올라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7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안 그래도 불안 조짐이 있는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한층 더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이에 미국 백악관도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OPEC+ 협상과 경제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절충안 타결을 압박했다.

OPEC+의 회의 취소는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완화 방안에 아랍에미리트(UAE)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OPEC+는 지난 2일 회의에서 올해 8∼12월 매달 하루 40만배럴을 증산하고 내년 4월까지인 감산 완화 합의 기한을 내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UAE가 이에 반대하면서 최종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UAE는 OPEC+가 정한 자국의 생산 기준이 처음부터 너무 낮게 설정됐다면서 감산 완화 합의 시한을 연장하려면 이 기준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UAE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약(아브라함 협약)을 맺는 등 사우디와 UAE는 지역 현안에 대한 공조에서도 갈수록 균열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간 이견 조율을 어렵게 하는 최근 정치적인 배경도 분석했다.

앞서 OPEC+는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수요감소에 대응해 당시 세계 생산량 대비 10% 수준인 약 하루 1천만배럴의 감산을 결정했으며 그 뒤 2022년 4월까지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OPEC+의 감산 규모는 하루 580만배럴 수준이다.

사우디-UAE 이견에 회의도 못 연 OPEC+…유가 고공 행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