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코로나 약발 끝났나…“다시 신약 개발 주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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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피라맥스 임상 2상 실패에 하한가
mRNA 백신 테마, 복지부의 CMO 타진설 부인에 ‘털썩’
mRNA 백신 테마, 복지부의 CMO 타진설 부인에 ‘털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테마주들이 힘을 잃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지만 관련 종목들은 약세인 상태다. 진단키트 기업을 비롯해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 용도로 허가된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을 추진중인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 업종 회복의 동력을 코로나19 테마보다 신약 개발 테마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바이오 업종의 하락세는 신풍제약이 주도했다. 지난 5일 장 마감 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의 주 평가 지표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전일 신풍제약은 직전 거래일보다 2만8600원(29.92%) 하락한 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피라맥스의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앞둔 지난 5일에는 기대감에 직전 거래일 대비 15.60% 상승하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에 대한 임상 2상의 일부 비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낮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임상 3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상 3상의 결과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피라맥스를 비롯한 말라리아 치료제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코로나19 환자에도 효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작년 5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가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을 “신의 선물”이라며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복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더 주목됐다. 하지만 클로로퀸을 비롯한 말라리아 치료제들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에서 대부분 탈락한 상태다.
지난 5일의 상승은 이강호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의 “mRNA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대형 제약사들과 협의해왔다”는 발언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해진 데서 비롯됐다. 한미약품은 직전 거래일 대비 6.49% 올랐고, 한미사이언스(10.30%)와 녹십자(4.79%)도 상승했다. 한미약품그룹, 녹십자, 에스티팜 등이 국산 mRN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의 주축 멤버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강호 국장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한국이 mRNA 백신 생산능력을 10억 도즈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백신 생산은 기업간 협의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전일에는 한미약품(-7.15%), 한미사이언스(-7.82%), 녹십자(-4.43%)가 상승분을 반납했다. 또 지난 5일 크게 오르지 않았던 에스티팜도 전일에는 6.76% 빠졌다.
세계적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인해 진단키트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로 지난달 중순 이후 급등했던 진단키트 기업들의 주가도 이달 들어 빠지고 있다. 이미 허가된 백신을 교차로 접종하는 방법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은 지난달 한 달 동안 22.16%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4거래일동안 4.59% 하락했다. 휴마시스(-5.29%), 수젠텍(-6.47%) 등 다른 진단키트 기업의 주가도 이달에는 하락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진단업체들의 주가는 실적 성장을 배경으로 작년에 크게 상승했지만, 향후 백신을 통한 코로나19 통제 가능성으로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태기 연구원은 “바이오기업의 핵심 가치는 신약 파이프라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상반기까지 바이오기업들이 다양한 임상데이터를 발표하고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연속선상에서 3분기에도 임상 데이터 축적기가 될 가능성이 높고 상승 모멘텀도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항암제 분야를, 특히 기존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저해제를 주목하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작용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암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을 획득해 장기간 투약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기존 표적항암제 투약에 따라 나타난 내성을 피해 작용하는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렉라자(레이저티닙) 같은 2세대 표적항암제가 개발됐고, 2세대 표적항암제에도 내성이 생겼을 때 이를 피할 가능성이 있는 표적에 C-MET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국내 C-MET 치료제 업체로 에이비온을 주목해야 한다”며 “C-MET 치료제들은 대부분 상피세포성장인자(EGFR)를 표적으로 하는 1·2세대 표적항암제와 병용투여돼 안전성이 중요한데, 에이비온의 ABN401은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얀센의 C-MET 치료제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임상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얀센은 렉라자를 도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증권가에서는 바이오 업종 회복의 동력을 코로나19 테마보다 신약 개발 테마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신풍제약, 임상 2상 지표 미달에 하한가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헬스케어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146.17포인트(3.13%) 하락한 4586.77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3거래일동안 4.13% 상승했지만, 하루만에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바이오 업종의 하락세는 신풍제약이 주도했다. 지난 5일 장 마감 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의 주 평가 지표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전일 신풍제약은 직전 거래일보다 2만8600원(29.92%) 하락한 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피라맥스의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앞둔 지난 5일에는 기대감에 직전 거래일 대비 15.60% 상승하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에 대한 임상 2상의 일부 비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낮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임상 3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상 3상의 결과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피라맥스를 비롯한 말라리아 치료제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코로나19 환자에도 효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작년 5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가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을 “신의 선물”이라며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복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더 주목됐다. 하지만 클로로퀸을 비롯한 말라리아 치료제들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에서 대부분 탈락한 상태다.
백신·진단키트 관련주들도 하락세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기업들도 신풍제약과 비슷하게 지난 5일 급등했다가 전일 급락했다.지난 5일의 상승은 이강호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의 “mRNA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대형 제약사들과 협의해왔다”는 발언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해진 데서 비롯됐다. 한미약품은 직전 거래일 대비 6.49% 올랐고, 한미사이언스(10.30%)와 녹십자(4.79%)도 상승했다. 한미약품그룹, 녹십자, 에스티팜 등이 국산 mRN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컨소시엄의 주축 멤버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강호 국장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한국이 mRNA 백신 생산능력을 10억 도즈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백신 생산은 기업간 협의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전일에는 한미약품(-7.15%), 한미사이언스(-7.82%), 녹십자(-4.43%)가 상승분을 반납했다. 또 지난 5일 크게 오르지 않았던 에스티팜도 전일에는 6.76% 빠졌다.
세계적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인해 진단키트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로 지난달 중순 이후 급등했던 진단키트 기업들의 주가도 이달 들어 빠지고 있다. 이미 허가된 백신을 교차로 접종하는 방법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은 지난달 한 달 동안 22.16%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4거래일동안 4.59% 하락했다. 휴마시스(-5.29%), 수젠텍(-6.47%) 등 다른 진단키트 기업의 주가도 이달에는 하락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진단업체들의 주가는 실적 성장을 배경으로 작년에 크게 상승했지만, 향후 백신을 통한 코로나19 통제 가능성으로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기업 핵심 가치는 신약 개발…3세대 표적항암제 주목”
증권가에서는 향후 바이오업종의 상승 모멘텀을 감염병 확산 이전에 주목했던 신약 개발에서 찾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닥 제약지수는 펀더멘털의 변화보다는 순환매 이슈로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이 상승 랠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그 동안 소외됐던 바이오업종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말이다.하태기 연구원은 “바이오기업의 핵심 가치는 신약 파이프라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상반기까지 바이오기업들이 다양한 임상데이터를 발표하고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연속선상에서 3분기에도 임상 데이터 축적기가 될 가능성이 높고 상승 모멘텀도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항암제 분야를, 특히 기존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저해제를 주목하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작용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암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을 획득해 장기간 투약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기존 표적항암제 투약에 따라 나타난 내성을 피해 작용하는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렉라자(레이저티닙) 같은 2세대 표적항암제가 개발됐고, 2세대 표적항암제에도 내성이 생겼을 때 이를 피할 가능성이 있는 표적에 C-MET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국내 C-MET 치료제 업체로 에이비온을 주목해야 한다”며 “C-MET 치료제들은 대부분 상피세포성장인자(EGFR)를 표적으로 하는 1·2세대 표적항암제와 병용투여돼 안전성이 중요한데, 에이비온의 ABN401은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얀센의 C-MET 치료제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임상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얀센은 렉라자를 도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