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델타변이가 '지배종'…백신 접종률 따라 대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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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유행을 이끄는 지배종이 됐다. 확진자의 절반 이상에게서 델타 변이가 확인되면서다. 변이 유행에도 백신 접종률에 따라 코로나19 대응 풍경은 크게 엇갈렸다.
7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미국 내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자 비율은 51.7%로 절반을 넘었다. 그동안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알파(영국) 변이 감염자는 28.7%로 줄어 지배종이 바뀌었다.
미주리 캔자스 네브레스카 로와 등이 포함된 중부 권역의 델타 변이 비율은 80.7%에 이른다. 유타 콜로라도 몬타나 등이 속한 중서부 권역의 델타 변이 비율도 74.3%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주별 확진자 데이터 등을 토대로 미주리의 델타 변이 비율은 90%, 아칸소는 80%를 각각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했다.
확진자가 급증한 미주리에서는 의료인력 부족으로 환자를 다른 곳으로 이송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확진자 9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미주리의 콕스헬스 의료법인은 일부 환자를 아칸소 지역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하지만 아칸소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시시 자 학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 델타 변이로 확진자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며 "아칸소·미주리·와이오밍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백신 접종률에 따라 국가별 분위기도 크게 엇갈렸다. 접종률이 낮은 나라에선 사망자가 급증했다. 인구 3.5%가 백신을 맞은 방글라데시는 하루 신규 환자가 1만1525명으로 코로나19 유행 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루 동안 163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6일 728명이, 러시아는 737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해 유행 후 가장 많은 목숨을 잃었다. 이들 두 나라 백신 접종률은 각각 11.7%, 17%로 세계 평균(24.4%)보다 낮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당초 9일 해제하려던 시드니 통행금지 조치를 16일까지로 1주일 연장했다. 식료품 구입 등의 목적이 아니면 외출할 수 없다. 11월로 예정된 포뮬러원(F1) 호주 그랑프리 경기도 취소됐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경기를 모두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호주 백신 접종률은 25%, 일본은 26%다.
삼성전자 애플 등의 생산시설이 밀집한 베트남 박닉·박장 산업단지에는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직원이 1만5000명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백신 수급에 여유가 있는 선진국들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위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백신 1차 접종자가 인구의 56.5%를 차지한 독일은 다음달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모두 완화할 계획이다. 지난 6일 남서부 지역 봉쇄 조치를 푼 프랑스는 9일부터 나이트클럽 영업을 허용할 방침이다. 프랑스 백신 접종률은 51%다.
고령층 백신 접종률이 높은 유럽에선 젊은 사람이 많이 모인 클럽, 술집 등서 집단감염이 속출했다. 그리스는 야간에 운영하는 클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이들 장소의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엔스헤데 지역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서만 18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