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새 없이 내리는 폭우에 복구는 엄두도 못내
마을회관에 모여 '쪽잠'…광양시 이재민 거처 마련 등 지원 나서

"언제 또 토사가 떠밀려올지 몰라 불안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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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못 살겠어요"…뜬눈으로 지새운 광양 산사태 주민
7일 오전 산사태로 집터를 잃은 전남 광양시 진상면 비평리의 마을 주민들은 취재진을 만나 불안한 마음을 토로했다.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마을 회관에 몸을 뉘었으나 한숨도 자지 못했다.

마을회관에는 집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밀려온 토사 더미로 붕괴 위기에 놓인 집 주인 등 주민 10여명이 불면의 밤을 보냈다.

날이 밝자 이모(76)씨 부부는 토사가 덮친 집을 찾았다.

안방과 뒷마당까지 쓸려온 토사와 나무로 엉망진창이 됐지만, 이들은 집을 떠날 줄 몰랐다.

이씨의 부인은 "집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오래전 흙을 지어날라 직접 지었다"며 "정성을 들여 만든 집인데 누가 어떻게 보상해주느냐"고 한탄했다.

출장으로 타지에 있다 화를 면한 서모(67)씨도 "리모델링한 지 2년도 안 된데다 지붕도 두 달 전에 고쳤는데 모든 게 사라졌다"며 "마을회관에 머무르고 있지만, 잠도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는 6일 오전 마을 위 전원주택 공사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집과 창고 등 5채가 파손됐으며 A(82)씨가 숨졌다.

사고가 난 지 하루가 지났지만, 굵은 비가 내리는 데다 지반도 약해져 본격적인 복구 작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굴삭기 1대만 투입돼 파손된 건물 잔해를 치워내고 있지만, 붉은 토사가 흘러내려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광양시는 산사태 피해 이재민에게 임시 거주지를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숨진 A씨 유족에게는 응급 구호 물품이나 장례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군부대에 복구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등 응급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오후에는 빈소에 부시장과 간부들이 조문하고 구호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