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로소프트(MS)가 따낸 100억달러(약 11조35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을 6일(현지시간) 취소했다. 이 덕분에 수주 경쟁에서 MS에 밀렸던 아마존 주가가 급등하면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사진)의 순자산이 역대 최대인 2110억달러(약 239조원)까지 불어났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논란을 빚은 합동 방어 인프라 사업 ‘제다이(JEDI)’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새 프로젝트는 단일 사업자가 아니라 복수 사업자와 계약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마존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제다이는 미군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의 각종 정보기술(IT) 인프라를 10년에 걸쳐 클라우드화하는 사업이다.

당초 수주전에선 클라우드 시장 1위 업체인 아마존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2019년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업자 선정 재검토를 지시한 뒤 기류가 바뀌었고 그해 10월 MS가 사업권을 따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베이조스 소유의 워싱턴포스트와 사이가 나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김’으로 아마존이 고배를 마셨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마존은 수주전에서 밀린 뒤 법원에 이의제기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해 2월 국방부에 제다이 사업 보류 명령을 내렸고 이후 소송이 계속되면서 제다이 사업은 표류했다. 국방부가 제다이 프로젝트를 취소한 배경이다.

MS는 국방부가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를 소송전을 계속할지 결정해야 할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 결정으로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4.7% 급등했다. 전날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베이조스의 자산은 이날 하루에만 84억달러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이조스의 순자산이 2110억달러로 불어나 세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다. 종전 최대 순자산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월 기록한 2100억달러였다. 베이조스는 아마존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