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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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 낸시 펠로시 의장이 아마존과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들의 콜옵션을 대규모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 주목된다.

6일 폭스비즈니스뉴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지난 2일 최근 증권거래 내역을 신고했다. 이는 알려진 투자자인 남편 폴 펠로시가 거래한 것이다.

신고내역을 보면 폴은 지난 2월 말 매수했던 알파벳 주식 콜옵션 40계약(주식으로 따지면 4000주)과 관련, 지난 6월18일 만기일에 옵션을 행사했다. 행사가는 주당 1200달러다. 알파벳의 주가는 지난 2월26일 2021.91달러 수준에서 지난 6월18일 2402.22달러까지 올랐다. 폴은 주당 400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 옵션 1계약은 현물 주식 100주에 해당한다.

또 5월21일에는 애플의 주식 콜옵션(행사가격 100달러, 만기 2022년6월17일)을 50계약 매수했고, 같은 날 아마존 콜옵션(행사가격 3000달러, 만기 2022년6월17일)도 20계약을 사들였다.
펠로시는 왜 아마존·엔비디아 등 기술주 콜옵션 사들였을까
가장 눈에 띄는 건 엔비디아 콜옵션을 사들인 것이다. 폴은 지난달 3일 행사가 400달러, 2022년 6월17일 만기를 맞는 엔비디아 콜옵션 50계약을 매수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말 4대 1 액면분할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해왔다. 지난달 3일 678.79달러에서 이날 827.94달러까지 올랐다.
펠로시는 왜 아마존·엔비디아 등 기술주 콜옵션 사들였을까
레딧 등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선 이날 미 국방부가 기존 클라우드 프로젝트 JEDI를 취소하고 대신 신규 프로젝트 JWCC의 사업자를 새로 선정하겠다고 발표해 아마존의 주가가 폭등한 데 대해 펠로시 의장이 미리 정보를 알았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다. JEDI는 5년간 1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 당초 아마존 수주가 유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몽니를 부리면서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수주했었다. 아마존의 주가는 이날 4.69% 올라 사상 최고가인 3675.74달러로 마감됐다.

펠로시 의장 측은 폭스비즈니스뉴스에 "의장은 이러한 거래에 관여하거나 사전 지식이 없다. 펠로시 의장은 주식을 소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의 가족은 재산이 1억 달러를 넘는다.

펠로시 의장의 남편인 폴은 사업가 출신으로 벤처캐피털과 주식 등에 투자해왔다. 사업뿐 아니라 수년간 애플 디즈니 페이스북 등의 주식을 사고 팔아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도 테슬라 콜옵션을 매수해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