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공사기간을 기존보다 80일이나 줄일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 설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남부발전은 발전공기업 중 처음으로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운반선을 도입한다.

한전은 7일 전북 군산항 6부두에서 해상풍력 일괄 설치선(MMB) 진수식을 열고, 5㎿급 해상풍력 발전기를 10일 만에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 설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새 공법은 안전한 항구에서 발전기 하부 기초와 상부 터빈을 모두 조립한 뒤 발전기 전체 구조물을 들어올려 바다로 운송해 설치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바다에서 말뚝을 박아 하부 기초를 지반에 고정하는 방식을 썼다. 설치기간이 오래 걸리고, 환경 오염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

새로운 공법에 사용되는 MMB는 한국전력 연구원이 340억원을 들여 5년 만에 개발했다. 5㎿급 해상풍력 발전기(1500t) 1기를 들어올려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해상풍력 발전기 1기를 설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0일로, 설치비는 86억원에서 49억원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전을 설명했다.

한전은 1.5GW 규모 전남 신안 해상풍력사업과 1.2GW 규모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소규모 해상풍력단지에도 수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진수식에 참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은 “MMB 개발은 한국 최초이자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조차 아직 완수하지 못한 쾌거”라며 “새 공법을 활용해 해상풍력발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발전은 이날 자체 연료운반선 15척 가운데 18만t급 벌크선 2척을 LNG 추진 선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발전공기업 가운데 최초다. LNG 추진선박 2척은 2023년 하반기 도입될 예정으로, 건조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맡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