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에 돈이 몰려들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ESG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오히려 커지는 모양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형 ESG 펀드 39개에 9341억원이 유입됐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4조5343억원에 달한다. 채권형 ESG 펀드 8개에도 상반기 총 646억원이 유입됐다.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ESG 펀드 39개의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13.26%로 전체 주식형 펀드 수익률(12.48%)을 웃돈다.

주식형 ESG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건 브이아이자산운용의 ‘포커스 ESG 리더스(Leaders) 150 상장지수펀드(ETF)’다. 상반기 수익률이 26.83%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KRX ESG 리더스 1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6월 30일 기준 1년 수익률은 74.75%다. 구성 상위 종목으로는 테슬라 못지않은 상승률로 ‘흠슬라’라는 별명을 얻은 HMM, 두산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뒤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좋은기업 ESG 펀드’는 상반기 20.83%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하는 기업지배구조지수(KOGI)와 배당지수(KODI)의 구성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ESG 우수기업 ETF의 상반기 수익률은 20.21%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의 WISE ESG 우수기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구성 상위 종목은 CJ제일제당, 삼천리, 에스원, 네이버, 한솔제지 등이다.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전 세계적 추세다. 모닝스타,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사회책임투자펀드에는 1853억달러가 순유입됐다.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자금 유입 규모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단기 수익률에 매몰되기보다는 개별 투자처의 ESG 정신 등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ESG 지수가 토대로 하고 있는 ESG 평가와 그에 따른 등급이 워낙 다양해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