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場 온다" 경고 쏟아내는 월가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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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쇼트' 마이클 버리도…'버블 전문가' 제러미 그랜섬도
거품 꺼지기 전 마지막 1년이
역사적으로 가장 강한 상승세
빚투·밈 열풍 등이 과열 신호
급락하는 ARK도 '폭락 전조'
지금 상승장은 닷컴 버블 연상
투자자들 수많은 돈 잃게될 것
거품 꺼지기 전 마지막 1년이
역사적으로 가장 강한 상승세
빚투·밈 열풍 등이 과열 신호
급락하는 ARK도 '폭락 전조'
지금 상승장은 닷컴 버블 연상
투자자들 수많은 돈 잃게될 것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급락이 역설적으로 최근 주식시장을 안도하게 하고 있다.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두려워하는 긴축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투자자들이 많다. 성장주 주가도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이 곧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거물급 투자자들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 사이온자산운용 창업자(사진 왼쪽)와 ‘버블 전문가’라 불리는 제러미 그랜섬 GMO 창업자가 대표적이다.
그는 버블의 근거로 시장 상위 10% 주식의 PSR(주가매출비율)이 2000년 닷컴버블 때와 비교해서도 훨씬 비싸다는 점을 들었다. ‘빚투(빚내서 투자)’는 위험 수준에 다다랐으며 장외주식과 동전주 거래량도 기록적이라고 그랜섬은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인 투자자들이 몰려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밈(Meme) 주식’ 열풍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가장 큰 ‘환상의 여행’”이라고 꼬집었다. 영화관 체인인 AMC 주가가 10배로 뛰는 동안 박스오피스 관람객 수는 80% 줄었다.
주식시장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산으로 꼽히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종목과 ARK 이노베이션 ETF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정점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역사적으로 ‘버블의 끝물’에는 변동성이 큰 종목이 먼저 떨어지고, S&P500지수는 잠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하락했다고 그랜섬은 설명했다.
버리의 거품론에 대한 비판도 많다. ‘가치 평가의 대가’라 불리는 애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거품론을 제기한 버리에 대해 “역사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시장의 위기는 결코 서로 닮아 있지 않다”며 “버리는 (‘빅쇼트’ 이후) 은퇴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가들의 비관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헤지펀드의 전설’이라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금의 상승장은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우리가 이 상승장이 언제 끝날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1999년 닷컴 버블을 예상해 기술주 쇼트를 한 투자자들은 그해 말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빠져나올 시점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 투자의 대가들이 주식시장에서 완전히 떠나라고 조언한 것은 아니다. 그랜섬은 시장의 거품 속에서도 여전히 역사적 저평가 상태를 유지하는 분야가 있다고 했다. 신흥국 주식과 가치주다. 신흥국 주식과 S&P500, 가치주와 성장주를 비교했을 때 그 격차가 역사적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랜섬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신흥국 가치주에 투자할 만하다”며 “연간 10~20%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속속 드러나는 ‘정점’의 신호들
그랜섬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주식시장의 강세는 11년 상승장의 ‘피날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버블, 닷컴 버블, 2008년 부동산 버블을 예측한 그랜섬은 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순간을 역사적으로 분석한 결과 마지막 1년의 상승세가 가장 강했다고 강조했다.그는 버블의 근거로 시장 상위 10% 주식의 PSR(주가매출비율)이 2000년 닷컴버블 때와 비교해서도 훨씬 비싸다는 점을 들었다. ‘빚투(빚내서 투자)’는 위험 수준에 다다랐으며 장외주식과 동전주 거래량도 기록적이라고 그랜섬은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인 투자자들이 몰려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밈(Meme) 주식’ 열풍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가장 큰 ‘환상의 여행’”이라고 꼬집었다. 영화관 체인인 AMC 주가가 10배로 뛰는 동안 박스오피스 관람객 수는 80% 줄었다.
주식시장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산으로 꼽히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종목과 ARK 이노베이션 ETF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정점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역사적으로 ‘버블의 끝물’에는 변동성이 큰 종목이 먼저 떨어지고, S&P500지수는 잠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하락했다고 그랜섬은 설명했다.
○밈 주식, 폭락의 전조?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도 줄기차게 “폭락의 전조가 보인다”, “전 세계에 역대급 투기적 버블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달 초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밈 주식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언제 폭락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월스트리트의 기관투자가들도 이 폭등세에 올라탄 상황에서 남아 있는 ‘새로운 돈’이 없기 때문이다. 버리도 그랜섬과 마찬가지로 테슬라, 게임스톱, 도지코인, 로빈후드 등을 투기 과잉의 징후로 꼽았다.버리의 거품론에 대한 비판도 많다. ‘가치 평가의 대가’라 불리는 애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거품론을 제기한 버리에 대해 “역사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시장의 위기는 결코 서로 닮아 있지 않다”며 “버리는 (‘빅쇼트’ 이후) 은퇴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가들의 비관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헤지펀드의 전설’이라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지금의 상승장은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우리가 이 상승장이 언제 끝날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1999년 닷컴 버블을 예상해 기술주 쇼트를 한 투자자들은 그해 말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빠져나올 시점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떠나라?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채권왕’이라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창업자는 “밈 주식과 투기 자산에 투자한 자금은 이들 자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버티기가 어려워진다”며 “주식시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예상하는 수많은 투자자는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렇다고 이들 투자의 대가들이 주식시장에서 완전히 떠나라고 조언한 것은 아니다. 그랜섬은 시장의 거품 속에서도 여전히 역사적 저평가 상태를 유지하는 분야가 있다고 했다. 신흥국 주식과 가치주다. 신흥국 주식과 S&P500, 가치주와 성장주를 비교했을 때 그 격차가 역사적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랜섬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신흥국 가치주에 투자할 만하다”며 “연간 10~20%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