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움직임과 상관없이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중심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 수급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하고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외국인·기관, IT·소재·헬스케어는 사들였다
지난 6월 15~16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이달 6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조3991억원, 3조59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달러 강세 등이 매도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의 불안 심리를 촉발했던 미국 장기물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높은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16주 연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하고 있는 업종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6월 FOMC 회의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주로 매수하고 있는 업종은 가전·하드웨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부문과 화학·에너지 등 소재, 헬스케어 등으로 압축된다. 기관은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글로비스, LG전자, 현대위아,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 효성첨단소재, SKC 등을 집중 매수했다.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은 LG화학, 하이브,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 LG전자, LG생활건강, 두산중공업 등이었다.

이 업종들은 모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 증가는 더뎠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피 내 이익 비중은 헬스케어, 반도체, 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에너지 순으로 커졌다.

그럼에도 IT와 헬스케어 업종은 상반기에 지수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14.2% 오르는 동안 헬스케어 업종은 11.9% 하락했다. 반면 헬스케어 업종의 순이익 추정치는 최근 들어 직전 성장주 강세장이었던 작년 7월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런 이유로 하반기 들어 업종 전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며 키맞추기 장세가 진행되고 있다.

IT와 하드웨어 업종도 상반기 상승률이 각각 2.2%, 0.2%에 그쳤다. 이 연구원은 “이 업종들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매출총이익률도 지수 대비 높아 원재료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이익 창출 능력도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