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쓴 지난해 한국의 임시직 비중이 크게 상승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실업률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공공일자리 등 질 낮은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OECD가 7일 발표한 ‘2021년 고용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임시직 비중은 전체 임금 근로자의 26.1%였다. 1년 전 24.4%에 비해 1.5%포인트 늘어났다. 임시직이란 재직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흔히 비정규직으로 번역되곤 하지만 국내에서 통용되는 비정규직 개념과 완전히 일치하진 않는다.

OECD 국가 중 한국보다 임시직 비중이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27.3%) 한 곳뿐이었다. 3~4위인 칠레(25.4%)와 스페인(24.1%)은 2019년에 비해 임시직 비중이 각각 1.6%포인트, 2.2%포인트 줄어 한국과 순위를 바꿨다. 전체 일자리에서 파트타임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4.0%에서 지난해 15.4%로 높아졌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실업률과 고용률 등 일반 지표로는 한국이 양호한 편에 속했다. 한국의 지난해 실업률은 4.0%로 집계됐다. 미국(8.1%) 스페인(15.6%) 등보다 낮았다. 한국보다 실업률을 낮게 유지한 국가는 체코(2.6%) 네덜란드(3.9%) 폴란드(3.2%) 등 세 곳에 불과했다.

OECD는 이와 함께 한국의 공공 고용서비스(PES) 관련 인력이 79%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국가가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신규 인력 충원 비중을 1~5% 선으로 지킨 반면 한국은 기간제 인력을 대거 새로 뽑았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5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면서 1235명의 상담 인력을 채용했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면도 고용이 곧바로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코로나19에 따른 장기적인 상흔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백신의 효과 여부에 따라 고용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