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에 찍힌 中빅테크 '투자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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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 상장기업 통제" 발표
美상장 中기업 주가 일제히 급락
"중국기업 투자 당분간 유의해야"
알리바바·텐센트·디디추싱 등
영향력 막강…체제까지 위협
IT기업 길들이기 거세질 듯
美상장 中기업 주가 일제히 급락
"중국기업 투자 당분간 유의해야"
알리바바·텐센트·디디추싱 등
영향력 막강…체제까지 위협
IT기업 길들이기 거세질 듯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차량 호출업체 디디추싱의 주가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다. 중국이 해외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에 대한 감독 강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미국에 상장돼 있는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가 체제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는 중국 공산당의 ‘빅테크 길들이기’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사용자는 12억 명이다. 아이와 고령자를 빼면 사실상 모든 국민이 이용한다. 위챗은 결제(위챗페이), 교통카드,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기능도 담고 있다. 중국에선 위챗을 이용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2위 징둥닷컴의 점유율도 25% 정도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에서의 결제는 이미 모바일이 대세다. 위챗페이 사용자가 8억 명, 알리페이가 7억 명에 달한다. 이들은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소액대출, 보험·펀드 판매 등 금융업에서 기존 금융회사를 압도하고 있다.
여론의 장인 SNS나 뉴스 유통, 방송 등도 빅테크들이 장악하고 있다.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더우인(중국판 틱톡) 이용자는 하루 6억 명에 이른다. 텐센트가 투자한 콰이서우도 3억 명을 확보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공중파 TV 대신 알리바바의 유쿠, 텐센트의 텐센트비디오, 바이두의 아이치이에서 최신 드라마를 시청한다.
중국 정부의 견제는 독점 규제와 금융업 감독 강화로 빅테크의 수익원을 약화시키는 데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세계 정보의 3분의 1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빅테크들에 국유기업과 함께 정보를 관리하는 합작사를 만들 것을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를 다루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산당과 국무원은 6일 해외 상장 기업을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증권 위법 활동 엄격 단속 지침’을 내놨다. 정부의 지침은 중국에선 사실상 법률적 효력을 지닌다. 이번 지침에는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확립한다’와 ‘국경을 넘는 정보 이동을 통제하고 해외 상장 기업에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국이 추진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직접 회계감사 방침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작년 말 미국 의회를 통과한 외국회사책임법은 미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의 경우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르면 2024년부터 시행된다.
현재는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의 회계감독만 받으면 된다. 두 나라가 일정한 합의를 하지 않으면 250여 개에 달하는 중국 기업이 일거에 뉴욕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사태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투자자의 자국 기업에 대한 인식보다는 체제 유지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중국인 생활 곳곳에 침투한 빅테크
빅테크 파워는 중국인의 생활과 분리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번에 당국의 타깃이 된 디디추싱의 시장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많은 시민이 택시에 비해 청결하고 친절한 디디추싱을 선호한다. 중국 도로와 중국인 이동 현황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중국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텐센트가 서비스하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사용자는 12억 명이다. 아이와 고령자를 빼면 사실상 모든 국민이 이용한다. 위챗은 결제(위챗페이), 교통카드,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기능도 담고 있다. 중국에선 위챗을 이용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2위 징둥닷컴의 점유율도 25% 정도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에서의 결제는 이미 모바일이 대세다. 위챗페이 사용자가 8억 명, 알리페이가 7억 명에 달한다. 이들은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소액대출, 보험·펀드 판매 등 금융업에서 기존 금융회사를 압도하고 있다.
여론의 장인 SNS나 뉴스 유통, 방송 등도 빅테크들이 장악하고 있다.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더우인(중국판 틱톡) 이용자는 하루 6억 명에 이른다. 텐센트가 투자한 콰이서우도 3억 명을 확보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공중파 TV 대신 알리바바의 유쿠, 텐센트의 텐센트비디오, 바이두의 아이치이에서 최신 드라마를 시청한다.
“데이터 다루는 기업은 투자 유의”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그동안 빅테크를 키우기 위해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 상장을 전격 중단시킨 데 이어 반독점 규제 지침을 내놓으면서 빅테크 견제에 본격 착수했다. 주닝 상하이교통대 금융연구원 교수는 “빅테크들이 정부 정책을 거스를 정도로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을 당국이 우려해왔다”고 했다. 빅터 쉬 미국 UC샌디에이고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당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민간 기업에 수시로 철퇴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정부의 견제는 독점 규제와 금융업 감독 강화로 빅테크의 수익원을 약화시키는 데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세계 정보의 3분의 1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빅테크들에 국유기업과 함께 정보를 관리하는 합작사를 만들 것을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를 다루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산당과 국무원은 6일 해외 상장 기업을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증권 위법 활동 엄격 단속 지침’을 내놨다. 정부의 지침은 중국에선 사실상 법률적 효력을 지닌다. 이번 지침에는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확립한다’와 ‘국경을 넘는 정보 이동을 통제하고 해외 상장 기업에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국이 추진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직접 회계감사 방침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작년 말 미국 의회를 통과한 외국회사책임법은 미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의 경우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르면 2024년부터 시행된다.
현재는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의 회계감독만 받으면 된다. 두 나라가 일정한 합의를 하지 않으면 250여 개에 달하는 중국 기업이 일거에 뉴욕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사태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투자자의 자국 기업에 대한 인식보다는 체제 유지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