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엔 케톤 식이요법이 효과(?)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인 케톤 다이어트(Keto diet)가 뇌종양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Wake Forest) 대학 의대 신경-종양 전문의 로이 스트로우드 박사 연구팀은 케톤 식단이 흔한 뇌종양의 하나인 성상세포종(astrocytomas)의 대사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성상세포종은 신경세포(neuron)를 지원해 주는 교세포(glial cell) 중 하나인 성상세포(astrocyte)에서 발생하는 신경교종의 가장 흔한 형태이다.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마친 성상세포종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매주 5일은 케톤식을, 나머지 2일은 다이어트 전문가의 도움 아래 간헐 단식(intermittent fasting)을 하게 했다.

간헐 단식은 24시간 중 상당 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나머지 짧은 시간에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25명 중 21명이 이 실험에 끝까지 참가했고 이 중 12명은 식단과 단식을 철저히 지켰다.

임상시험이 끝난 후 연구팀은 이들에게서 채취한 소변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80%가 탄수화물보다 지방과 단백질을 일차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참가자들은 장기간의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인슐린 분비량, 체지방량은 줄고 체중에서 지방을 뺀 체중인 제지방량(lean body mass)은 늘었다.

이와 함께 특수 뇌 촬영 결과 통해 참가자들의 뇌종양에서 케톤체(ketone bodies) 밀도가 증가하는 등 대사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뇌종양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고 지방 즉 케톤체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케톤식을 하면 우리 몸은 탄수화물이 만드는 포도당보다 지방이 만드는 케톤체가 많아지면서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세포가 포도당을 연료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때 우리 몸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케톤체라는 물질이 생성된다.

정상적인 뇌세포는 케톤체를 에너지로 사용해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뇌종양 세포는 케톤체를 에너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설이다.

이 연구는 그러나 케톤 식단이 뇌종양의 증식을 지연시키거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된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경교종은 뇌의 보조 세포인 신경 교세포에서 발생하며 성상세포종은 가장 흔한 신경교종이다.

뇌세포에는 뇌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보조 세포인 교세포가 있다.

이 교세포 중에서 별 모양을 한 성상세포 (astrocyte)에서 기원하는 암종이 성상세포종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