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관광단지 특급호텔 3일간 예약 취소 260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제주를 중심으로 여행자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 4차 유행 본격화, 제주 여행 자제 분위기 확산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천275명이 발생,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지속해서 확산하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압박은 물론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계획하던 국내 여행객들의 여행 취소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100만 명 관광객이 몰렸던 제주는 이달 들어 관광 수요가 한풀 꺾였다.

6월 마지막 주 주말인 25∼27일 12만4천715명이 제주를 찾으며 하루 평균 4만1천 명대의 관광객이 몰렸지만, 7월 첫 주말 2∼4일간 10만5천316명으로 15.6% 줄었다.

때마침 찾아온 늦은 장마와 함께 7∼8일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함에 따라 이번 주말에는 관광객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 여행사는 7∼8월 유치했던 소규모 기업이나 단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B 여행사의 경우 도내 패키지 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갑자기 예약이 40%가량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의 한 특급호텔은 최근 3일간 260여 건의 취소가 이어졌고, 제주시 지역의 5성급 호텔은 대규모 취소사태까지는 아니지만, 현재 취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제주 관련 여행카페를 중심으로 우려의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이*****'는 '이번에 큰맘 먹고 제주도 숙소를 예약했는데 수수료 들더라도 지금 취소하는 게 나을까요?'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아이디 '우****'은 '너무 고민되네요~ 저도 7월 말인데 취소해야 할지'라며 울상을 지었다.

다른 아이디 버***'는 '저도 다음 주 월요일 출발인데 밥 무조건 포장해서 먹고 실외 위주로 돌아다니면 안 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코로나 4차 유행 본격화, 제주 여행 자제 분위기 확산
제주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맘카페 등에 올라온 글을 보면 '제주로 다들 여행 오니 불안하다', '무섭다' 등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제주를 찾는 관광객을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항공권 특가요금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작년 11월에는 제주를 찾았던 단체 여행객에 의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제주로 번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주 여행을 통제해달라'는 극단적인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제주지역 주민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제주는 관광객과 도민의 이동이 급격히 많아진 뒤에는 반드시 코로나19 대유행이 뒤따랐다.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제주를 찾았던 지난해 8월 제주에선 처음으로 한 달간 두 자릿수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전국 3차 대유행 속에도 가장 많은 관광객 114만 명이 몰렸던 지난해 11월 이후 12월에는 34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당시 제주를 찾았던 경남 진주 이·통장 회장단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졌고, 제주시 내 교회와 복지관 관련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면서 확산세를 이끌었다.

올해 들어서는 4월 상춘객 방문이 늘면서 입도객 100만 명을 넘어선 뒤 5월에도 32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제주 방역당국은 가까스로 잠잠해졌던 확산세가 7월 들어 다시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전국적으로 코로나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는 상황이고 수도권 확산의 여파가 제주에도 미치고 있다"며 "휴가철 인구 대이동을 앞두고 방역이 무너지면 도민이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과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되는 만큼 확산 추세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도민들과 입도객들이 경각심을 풀지 않고 기본 방역 수칙을 적극적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