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새벽 부친상을 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러브콜에 연일 엉덩이를 들썩이는 최 전 원장의 작태는 애초부터 감사원장직은 '나의 대권 도전을 위한 하나의 발판'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라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감사원장직을 내던진 사람은 해방 이후 처음으로,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변명할 수 없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윤석열에 이어 최재형 띄우기라는 '주가 조작'에 나선 사람들은 최 전 원장을 두고 '미담 최재형'이라고 하지만, 다수의 국민은 자신의 대권 도전을 위해서라면 감사원도 자신의 대선 캠프로 전락시키는 '야욕 최재형'임을 알고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최 전 원장을 향해 '양상군자'로까지 비유했다. 양상군자란 들보 위의 군자라는 뜻으로, 도둑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다.

최 전 원장에게 쏟아진 비판 수위는 이전 여권 인사들의 발언에 비해 강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문제는 시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최 전 원장은 이날 새벽 부친상을 당해 장례식장에 있던 중이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의 빈소에서 잠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의 빈소에서 잠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전 원장의 부친이자 6·25 전쟁 영웅인 최영섭(해사 3기) 예비역 해군 대령은 이날 향년 93세 나이로 별세했다.

최 대령은 6·25 전쟁 발발 이튿날 대한해협 해전에서 북한군 600여명이 타고 있던 적 수송함을 격침시킨 ‘백두산함’에 타고 있던 전쟁영웅이다. 최 대령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6·25 주요 전투에 참전해 공을 세웠으며 1965년 간첩선 나포 등으로 충무무공훈장(3회) 등 훈장을 6회나 받았다.

국민들은 장례를 치르고 있는 최 원장을 향해 '도둑', '배신자', '미담이 아닌 야욕' 등의 거친 표현을 쓴 강 의원을 향해 "사채업자도 부모 상 당하면 삼일장을 치르게 한 후 빚을 독촉한다"며 힐난했다.

네티즌들은 "초상난 집에 하는 말이 가관이다", "대선 나가는 게 국민을 배신한 거라면 민주당에게 국민은 오직 문파 뿐이냐", "초상집에 욕하는 건 개보다도 못한 짓이다", "인간이 아니다. 지금 막 상당한 사람한테", "나라에 헌신하다 돌아가신 영웅의 상주에게 초상 당일 이게 할 말인가"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또한 오후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강 의원 측은 상중인 사람에 비난을 쏟아냈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최영섭 예비역 대령(가운데)이 지난 4월 14일 자택에서 해군이 발간한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영섭 예비역 대령(가운데)이 지난 4월 14일 자택에서 해군이 발간한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