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태국어 영화 한국 개봉 영광"

영화 '랑종'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원안과 제작을 맡고, 태국 최고 흥행작을 만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합작품이다.

'랑종' 감독 "강렬한 리얼리티…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포영화"
나 감독은 '곡성'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일광'의 전사를 그려보고 싶었으나 '곡성'과는 차별화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반종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고, 반종 감독은 이산 지역 토속 신앙에 대한 오랜 조사를 거쳤다.

두 사람 모두 '곡성'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랑종'이 '곡성'과 도드라지게 다른 점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해 끌어들인 리얼리티(reality)다.

반종 감독은 8일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에서도 "리얼리티를 통해 이전 공포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큐 형식은 원안에서부터 정해진 것이었고 나 감독과의 토론을 통해 그것이 영화의 공포감과 리얼리티를 가장 강렬하게 살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랑종' 감독 "강렬한 리얼리티…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포영화"
영화는 이산 지역에서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인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싸와니 우툼마)을 취재하는 다큐 제작팀의 시선으로 출발한다.

님은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님을 취재하던 다큐팀은 밍이 신내림 받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가족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초반부 이산 지역의 무속 신앙에 대해 쉽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던 영화는 밍의 상태가 심각해지면서 잡귀들에게 잠식당한 밍의 끔찍한 이상 행동들을 취재팀의 핸드헬드 카메라와 CCTV로 집요하게 담는다.

반종 감독은 핸드헬드 카메라를 사용한 것 역시 "강렬한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객이 영화 속 그 장면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며 "카메라맨 역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지 못한 채 촬영해 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랑종' 감독 "강렬한 리얼리티…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포영화"
후반부에 반복되는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은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나 감독은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높은 수위의 장면들에 대해 "나는 말리는 입장이었다.

내가 동의했다면 아마 상영이 안 됐을 거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건 내 역할이 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종 감독은 "영화의 모든 장면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장면"이라고 다시 한번 항변하면서 "CCTV 화면을 통해 보여주거나 카메라 프레임을 넓게 잡아 잔인성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종 감독은 "태국에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개봉일이 잡히지 않았다"며 "태국에서 100% 태국어로 촬영한 영화가 큰 시장인 한국에서 개봉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나 감독의 '빅 팬'을 자처한 그는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면 어떨까 생각해봐도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며 "나 감독이 전작들이 흥행에 성공했고 워낙 유명한 분이다 보니 나 감독 때문에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는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랑종' 감독 "강렬한 리얼리티…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포영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