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대만해협 근처서 진행한 듯"…해협 긴장 관련 함의 주목
중국, 11년전의 무인 AI잠수함 비밀실험 지금 공개 왜?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11년 전 대만해협 근처로 추정되는 해역에서 진행한 무인 인공지능(AI) 잠수함 실험을 뒤늦게 공개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하얼빈공정대학(哈爾濱工程大学) 연구진은 지난 2일 교내 학술지에 2010년 수중에서 진행한 무인 잠수함 비밀 실험 프로젝트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진은 인간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잠수함에 대한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험이 진행된 장소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연구보고서에 실린 지도들을 분석하면 대만해협 인근인 푸젠(福建)성 동부 연안인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분석했다.

하얼빈공정대는 중국 최고 잠수함 연구기관으로, 군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무인 잠수함은 적의 잠수함을 인지·추적·공격할 수 있으며, 모형 식별과 어뢰 공격을 할 수 있다.

수면 약 10m 아래에서 사전 설정된 경로를 따라 정찰을 하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됐다.

연구진은 "중국의 무인 잠수함이 열린 환경에서 인간의 도움 없이 추적 등 모의실험을 한 첫번째 시도"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무인 잠수함이 주로 개별적으로 활동하지만, 기술의 발달에 따라 떼를 지어 정찰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변형된 형태의 잠수함이 해저에 배치돼있다가 전쟁이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미래 수중전의 필요가 무인 플랫폼의 새로운 개발 기회로 이어진다"며 대부분의 기존 잠수함에서는 컴퓨터가 잡아낸 정보를 인간이 종종 미세조정하고 해석·판단해야 하지만 무인 잠수함에서는 이러한 점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인 잠수함은 정보 수집, 표적 식별, 평가, 변수 통제 등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의사결정 기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 잠수함에 적용된 일부 기술은 쓸모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이 왜 지금 이러한 비밀 실험의 내용을 공개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최근 10년 동안 최고조에 달해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과 러시아,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이 무인 잠수함을 배치하거나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면서, 중국은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오래전인 1990년대 초 무인 잠수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무인 잠수함의 실전 투입이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무인 잠수함은 음파 탐지 기술과 인공지능 등의 발전과 보조를 맞춰 진화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동력 공급이 해결되면 오랜 기간 매복했다가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