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들이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2년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중소기업 대표들이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2년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할 판에 올리면 어떤 기업이 살아남겠습니까.”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앞두고 중소기업 22개 업종별 협동조합 및 협회 대표들이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2년 최저임금 동결 촉구 대국민 호소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는 마지막 호소에 나섰다. 한상웅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시급 1만원을 넘으면 한국에서 제조업 운영이 불가능해진다”며 “염색 섬유업체들은 인건비 비중이 매출 원가의 40%를 넘어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금형 주물 단조 도금 등 뿌리업계는 숙련공 이탈과 내국인 근로자에 대한 역차별을 우려했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인건비엔 한계가 있는데 이를 모두 최저임금 인상분을 충당하는 데 사용하면 수십 년간 기술을 갈고닦은 숙련공들과의 임금 격차가 줄어 이들이 회사를 떠난다”고 지적했다.

양태석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 3만 개 뿌리기업이 핵심 제조인력을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를 본다”며 “이들 임금만 계속 올라 내국인 근로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도 “연 15일에 달하는 공휴일이 유급휴일로 바뀌고, 주 52시간제가 확대 시행돼 사실상 임금이 내년부터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한 소상공인은 “이번주 월급날인데 정상 월급을 지급하지 못할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계는 먹고살 만한 ‘귀족노조’일 뿐 생계형 소상공인과 청년 구직자 대다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주보원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이는 대기업과 수출기업만의 얘기”라며 “중소기업의 40.2%가 ‘정상적인 임금 지급이 어렵다’는 조사 결과도 있듯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