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고만한 헤어드라이어로는 계속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 ‘에어샷U’를 개발한 배경입니다.”

8일 서울 원효로 본사에서 만난 이한조 유닉스 사장(사진)은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블루오션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978년 설립된 유닉스는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 1위 기업이다. 이충구 유닉스 창립자 겸 회장의 사위인 이 사장은 2013년부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이 사장은 유닉스 대표를 맡을 무렵 주력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땄을 정도로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수분 유지 드라이어로 돌파구 모색

유닉스는 200여 종의 이·미용 기기를 내놓은 업계 터줏대감이다. 주로 취급하는 제품은 헤어드라이어와 고데기다. 테팔 등 해외 기업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공급을 하며 해외 매출도 키웠다. 그 결과 2010년대 중반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당시 매출은 500억원대로 증가했다.

시련은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제품이 밀려오며 시작됐다. 비슷한 콘셉트의 저가 상품과 경쟁하자니 힘에 부쳤다. 그 무렵 이 회장과 이 사장이 떠올린 게 프리미엄 이·미용기기다. 저렴한 생산원가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제품을 개발하면 중국의 파상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5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지난 3월 유닉스의 첫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가 나왔다. 머리카락을 말리며 빨아들인 수분을 적절하게 다시 도포하는 에어샷U다. 이 사장은 “수분 도포를 통해 머리카락 손상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스타일링과 머릿결 관리를 한 번에 잡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디자인과 구성에도 신경썼다. 깔끔하고 세련된 무채색 계열 색상을 적용하고 쓰임새에 따라 세 가지 헤드를 자유롭게 탈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소음도 적어 제품을 가동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에어샷U의 가격은 약 38만원. 최저가 헤어드라이어가 1~2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고가다. 그럼에도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내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최근 프랑스 가전 브랜드 로벤타와도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사장은 “하반기 에어샷U와 비슷한 수분 유지 기능을 갖춘 고데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 해외 매출 200억원 목표”

유닉스는 올해를 해외 매출 확대의 발판이 되는 시기로 정했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8% 선이었으나 올해 1분기엔 40%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이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해외 매출 목표액은 200억원이다.

1차 공략 거점으로 삼은 곳은 미국이다. 미국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끔 마케팅을 전개한 뒤 아마존과 현지 매장 등을 통해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에어샷U 같은 이색 제품으로 유닉스가 다른 이미용 브랜드와 차별화된다는 점을 충분히 어필할 것”이라고 했다.

ODM·OEM 부문도 강화한다. 유닉스의 기술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는 “유닉스의 ODM·OEM은 단순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고가 이·미용 브랜드 루미엘리나에 디지털모터 헤어드라이어를 납품하는 등 상당히 수준 높은 제품을 공급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신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제2의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