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벌이로 시작한 루이비통 리폼…月매출 700만원 된 비결 [안혜원의 집에서 돈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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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돈벌기 4]
명품 유행타고 '명품 가방 리폼' 바람
루이비통 스피디 30백 하나로…
미니백에 지갑·열쇠고리까지 '득템'
명품 유행타고 '명품 가방 리폼' 바람
루이비통 스피디 30백 하나로…
미니백에 지갑·열쇠고리까지 '득템'
국내 브랜드에서 가죽잡화 디자이너로 일하는 이주경 씨(33·가명)는 최근 집 근처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오래된 상가 1층에 10평(약 33m²) 남짓 작은 공간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주경 씨는 취미로 '명품 가방 리폼(reform)'을 합니다. 샤넬이나 루이비통 프라다 버버리 구찌 등 오래된 명품 가방을 최근 유행하는 스타일로 재탄생시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는 명품 가방 리폼으로 많진 않지만 돈도 벌고 있습니다. 지인들의 부탁을 받아 한달에 두세개씩 용돈벌이 겸 만들어 팔던 리폼 가방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이 늘고 있습니다. 주경 씨가 가방 하나를 만들어 팔 때 받는 비용은 50만~60만원 남짓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패션 잡화업계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디자이너들의 고용도 불안해졌습니다. 주경 씨는 본업을 그만두고 본격 명품 리폼공방을 열어볼까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명품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명품 가방 리폼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에 ‘명품 가방 리폼’을 검색해보면 뜨는 게시물만 수백건이 훌쩍 넘습니다. 가방 리폼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 업체도 많지만 주경 씨처럼 작은 수선 업체나 개인 공방을 통해 가죽 공예기술을 가진 직장인들이 투잡을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명품 가방 리폼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백은 ‘루이비통’입니다. 주로 폴리염화비닐(PVC)소재로 만들어지는 루이비통 가방은 소재가 유연하고 내구성이 있어 잘 헤지지 않습니다. 디자인의 유행은 지나도 가방의 소재는 그대로라 리폼하기에 적합합니다.
특히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 백, 일명 ‘3초 백’이라 불리는 1세대 명품이 국내시장에서 유행을 휩쓸고 지난지도 벌써 20여 년이 됐습니다. 한 주기를 돌아 옷장 붙박이 신세로 전락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마 주변을 둘러보면 어머니들이 오래도록 들지 않은 채 옷장 한켠에 방치해둔 경우가 종종 있을 겁니다. 공인회계사로 일하는 윤선영 씨(35)도 최근 어머니로부터 오래도록 들지 않던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 백을 물려받았습니다. 어머니가 주신 소중한 가방이지만 다소 유행이 지나고, 손잡이와 카우하이드 가죽 곳곳이 낡아 보이는 느낌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선영 씨는 리폼을 선택했습니다. 리폼 업체에 백 하나를 주고 미니백 1개와 카드지갑 2개, 열쇠고리 2개를 받았습니다.
선영 씨는 “70만원을 주고 작은 가방과 지갑, 열쇠고리까지 다양한 소품을 5개나 얻었다”며 “요즘 루이비통 새 미니백도 최소 200만원은 줘야할텐데 ‘득템’한 기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선영 씨처럼 주로 리폼을 통해 큰 사이즈 가방을 요즘 유행하는 작은 사이즈로 바꾸려는 사례가 많습니다. 부모님께 받은 선물, 첫 월급 기념으로 산 가방 등을 버리기 어려워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죽가방을 생산하던 기술자들이 은퇴 후 리폼 제품 판매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 시흥시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기술자와 동업해 가죽공방을 운영하는 김정식 씨(67)는 최근 밀려드는 주문 공세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황스럽습니다. 45년간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가 나가지 않아 비어있던 자택 지하층에 가죽공방을 열었을 땐 용돈벌이나 할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명품 리폼 유행을 타고 매출이 그야말로 배로 늘었습니다. 창업 초기에 월 매출은 약 300만~4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많이 버는 달엔 600만~700만원의 매출도 올립니다.
최근엔 30대 딸도 아버지의 사업을 돕습니다. SNS에 수선 전후의 극적인 변신 사진을 올려 사람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직접 중고 명품 가방을 매입해 새 가방을 만들어 팔기도 합니다.
김 씨의 딸 민경 씨(37·가명)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0년이 훌쩍 넘은 루이비통 스피디 30 백은 최소 15만~20만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구찌는 더 저렴해 ‘G’로고가 새겨진 사각 자카드백은 잘만 구하면 10만원 전후에도 구매 가능합니다. 이 같은 중고 가방을 활용해 가방 전체를 해체하고, 부자재를 모두 떼어 내 새로운 미니백이나 지갑 등으로 만들어 팔면 가방 하나당 최소 40만~50만원의 이익이 남습니다.
민경 씨는 “최근엔 제주도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온다”며 “수선 예약이 밀려 가방 하나를 리폼 하려면 2~3개월 가량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얼마 전부터는 명품 가방 리폼으로 많진 않지만 돈도 벌고 있습니다. 지인들의 부탁을 받아 한달에 두세개씩 용돈벌이 겸 만들어 팔던 리폼 가방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이 늘고 있습니다. 주경 씨가 가방 하나를 만들어 팔 때 받는 비용은 50만~60만원 남짓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패션 잡화업계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디자이너들의 고용도 불안해졌습니다. 주경 씨는 본업을 그만두고 본격 명품 리폼공방을 열어볼까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명품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명품 가방 리폼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에 ‘명품 가방 리폼’을 검색해보면 뜨는 게시물만 수백건이 훌쩍 넘습니다. 가방 리폼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 업체도 많지만 주경 씨처럼 작은 수선 업체나 개인 공방을 통해 가죽 공예기술을 가진 직장인들이 투잡을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명품 가방 리폼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백은 ‘루이비통’입니다. 주로 폴리염화비닐(PVC)소재로 만들어지는 루이비통 가방은 소재가 유연하고 내구성이 있어 잘 헤지지 않습니다. 디자인의 유행은 지나도 가방의 소재는 그대로라 리폼하기에 적합합니다.
특히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 백, 일명 ‘3초 백’이라 불리는 1세대 명품이 국내시장에서 유행을 휩쓸고 지난지도 벌써 20여 년이 됐습니다. 한 주기를 돌아 옷장 붙박이 신세로 전락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마 주변을 둘러보면 어머니들이 오래도록 들지 않은 채 옷장 한켠에 방치해둔 경우가 종종 있을 겁니다. 공인회계사로 일하는 윤선영 씨(35)도 최근 어머니로부터 오래도록 들지 않던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 백을 물려받았습니다. 어머니가 주신 소중한 가방이지만 다소 유행이 지나고, 손잡이와 카우하이드 가죽 곳곳이 낡아 보이는 느낌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선영 씨는 리폼을 선택했습니다. 리폼 업체에 백 하나를 주고 미니백 1개와 카드지갑 2개, 열쇠고리 2개를 받았습니다.
선영 씨는 “70만원을 주고 작은 가방과 지갑, 열쇠고리까지 다양한 소품을 5개나 얻었다”며 “요즘 루이비통 새 미니백도 최소 200만원은 줘야할텐데 ‘득템’한 기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선영 씨처럼 주로 리폼을 통해 큰 사이즈 가방을 요즘 유행하는 작은 사이즈로 바꾸려는 사례가 많습니다. 부모님께 받은 선물, 첫 월급 기념으로 산 가방 등을 버리기 어려워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죽가방을 생산하던 기술자들이 은퇴 후 리폼 제품 판매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기 시흥시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기술자와 동업해 가죽공방을 운영하는 김정식 씨(67)는 최근 밀려드는 주문 공세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황스럽습니다. 45년간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가 나가지 않아 비어있던 자택 지하층에 가죽공방을 열었을 땐 용돈벌이나 할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명품 리폼 유행을 타고 매출이 그야말로 배로 늘었습니다. 창업 초기에 월 매출은 약 300만~4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많이 버는 달엔 600만~700만원의 매출도 올립니다.
최근엔 30대 딸도 아버지의 사업을 돕습니다. SNS에 수선 전후의 극적인 변신 사진을 올려 사람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직접 중고 명품 가방을 매입해 새 가방을 만들어 팔기도 합니다.
김 씨의 딸 민경 씨(37·가명)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0년이 훌쩍 넘은 루이비통 스피디 30 백은 최소 15만~20만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구찌는 더 저렴해 ‘G’로고가 새겨진 사각 자카드백은 잘만 구하면 10만원 전후에도 구매 가능합니다. 이 같은 중고 가방을 활용해 가방 전체를 해체하고, 부자재를 모두 떼어 내 새로운 미니백이나 지갑 등으로 만들어 팔면 가방 하나당 최소 40만~50만원의 이익이 남습니다.
민경 씨는 “최근엔 제주도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온다”며 “수선 예약이 밀려 가방 하나를 리폼 하려면 2~3개월 가량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