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의 치료제 아두헬름/ 사진=연합뉴스
바이오젠의 치료제 아두헬름/ 사진=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사용 범위를 축소키로 했다.

FDA는 8일(현지시간) 아두헬름의 허가사항(라벨)에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도치매단계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문구를 추가 삽입했다. 또 “임상시험에서 연구된 것보다 초기 또는 후기 단계에서 치료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 또는 유효성 데이터가 없다”는 내용도 넣었다.

이같은 조치는 바이오젠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젠은 이날 “치료 대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약의 라벨 문구 업데이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라벨은 약물 사용법, 잠재적 부작용 및 임상 시험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문서다.

아두헬름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뇌에서 제거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두 번의 임상 3상 결과, 한 차례에서는 환자의 인지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나머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FDA는 지난달 초, ‘가속 승인’으로 판매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가속승인은 미충족 수요가 있는 의약품에 대해 우선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시판 후 추가로 임상을 요구하는 제도다.

당시 FDA는 아두헬름의 적용 대상을 ‘모든 알츠하이머 환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승인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들 전문가는 “아두헬름의 치료 가능성이 낮은데도 약을 복용하도록 유도해 환자의 치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경고했다. FDA 자문위원 3명이 사임하기도 했다.

사용범위 축소에도, 여전히 아두헬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미국의 데이터 제공업체 팩트셋(FactSet)은 아두헬름의 내년 매출을 9억3700만달러, 2025년에는 5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의료분야 투자 전문 금융기관 SVB리링크의 마크 굿맨 연구원 역시 이날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FDA의 결정이 아두헬름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젠 측은 아두헬름의 미국 내에서의 환자당 평균 약값을 연간 약 5만6000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아두헬름 치료를 받게 될 환자는 최대 200만명”이라고 했다. 미국의 전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추정된다.

바이오젠의 주가는 간밤 전일 대비 3.86% 상승했다. 바이오젠의 주가는 올 들어만 약 48.5% 올랐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