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는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기회다 [애널리스트 칼럼]
차량의 자율주행화는 곧 차량의 전자기기화를 의미한다. 차량의 동력원이 내연기관인지, 전기차(EV)시스템인지와 별개로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센서와 연산 장치가 필요하다.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전문업체인 르네사스(Renesas)사가 CES2021에서 제시한 내용에 따르면,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라 카메라의 개수는 현재보다 최대 6배, 레이더(Radar)의 개수는 최대 9배 증가하고, 라이다(Lidar) 등 신규 센서도 장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센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산하는 것은 반도체의 영역이다. 차량의 자율주행화에 따라, 관련 반도체 업종은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 차량용 반도체 전문 업체들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MCU(Micro Controller Unit) 등 핵심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자동차향 반도체 시장의 42%(2020년 기준)을 점유하는 상위 5개사(인피니언, NXP, 르네사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의 2021년 매출은 전년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인 5%를 크게 웃도는 성장 속도다. 수년만에 설비투자 규모 또한 확대할 전망이며, 이로 인해 구조적 외형성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 자율주행 자동차향 반도체에 대한 파운드리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자동차 회사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기술적 진입장벽으로 연산용 핵심 반도체의 경우 선두권 팹리스의 플랫폼을 채용하는 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경우 자체 자율주행용 프로세서인 FSD 칩을 설계해 삼성 파운드리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벤츠의 경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GM의 경우 퀄컴의 자율주행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계획이 알려져 있다.

셋째,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라 자동차향 메모리반도체 탑재량 증가가 기대된다.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가면서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가 급증하고, 연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필수적으로 메모리 자원의 소모가 커지게 된다. 레벨5에 이르러서는 각각 74GB, 1T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기준 스마트폰의 평균 D램 탑재량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데이터 연산을 위한 데이터센터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따른 서버 수요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반도체에서의 최대 점유율을 차지할 뿐 만 아니라 파운드리향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테슬라향 FSD칩의 파운드리 경험을 축적한 삼성전자(005930 KS)와 자동차향 메모리에서의 점유율이 특히 높은 마이크론 (MU US)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