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지연 우려에…국내외 은행주 일제히 하락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들어 상승세가 가팔랐던 국내외 은행주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며 확진자가 늘자 경기 정상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KB금융은 3.63% 내린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8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63% 하락한 4만2500원에, 우리금융지주는 2.62% 내린 1만1150원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신한지주도 1.93% 하락한 3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JB금융지주(-2.18%), DGB금융지주(-2.11%), BNK금융지주(-1.87%) 등 3대 지방금융지주사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은행 뿐 아니라 글로벌 은행들의 주가도 하락세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HSBC(-2.19%
), 웰스파고(-2.49%), 바클레이즈(-2.60%), 골드만삭스(-2.37%) 등 주요 은행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각각 1.77%, 1.73% 내렸다.

KRX은행지수가 연초 대비 22% 오를 정도로 올해 들어 은행주는 각광을 받았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코로나 사태가 조기 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면 물가 상승을 우려한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는 은행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은행은 예금이자보다 대출이자를 더 많이 올리는 게 일반적이어서 금리 인상기에 예대마진이 증가한다.

하지만 인도발(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3월 말 1.78%까지 올랐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8일 1.29%까지 떨어졌다. 박민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10년물 금리가 이달 들어 0.17%포인트 하락했다"며 "델타 변이 확산이 완화되기 전까지 금리 하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